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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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에세이 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

 

 

 

 

 

아~~정말 멋드러지다. 책의 표지 이미지만 보고도 깔끔하고 단정한 모습에 마음에 혹 했는데 막상 책을 받아드니 그 간결하고 소박한 표지에 마음이 더 끌리고야 말았어요. 밝기보다는 조금 탁한 색상의 푸른색 표지 그 안에 군더더기는 전혀 없답니다. 

 

 

 

<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  이외수 쓰고 정태련 그리다...

 

 

 

이보다 더 많은 설명이 뭐가 필요할까요? 혹자는 화려한 삽화로 혹자는 더할나위 없이 아름다운 언어로 사람들을 현혹시키지만 가장 진솔한 것은 단출한 표현이라는 게 딱 드러맞는 표지와 제목이었어요. 그동안 기발한 상상력과 언어로 쓴 소설이 많았는데 얼마전에는 정말 오랜만에 그의 신작을 읽기도 했답니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독특한 상상력을 경험하면서 이 분은 도대체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사실까 궁금해지더라구요. 소설이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생각하던 차에 에세이를 만나게 되어 반가웠답니다.

 

 

그의 수필을 읽다보면 참 그의 얼굴이 단번에 떠오르는 날것같은 어휘를 만나기도 하는데 전혀 반감이 없는 건 또 왜일까? 이외수 작가가 진솔한 자기 표현 뒤에 쓰는 수식어처럼 느껴지기 때문일까? 그저 키득키득 한번 웃고말면 그만이죠.

 

 

 

이런 쌍칼같은 말과는 사뭇 다르게 적요를 너무도 두려워하는 작가의 이야기는 가슴 한켠이 뭉클해지기도 했어요. 두 살때 엄마를 여의고 아버지는 전쟁통에 행방불명이 되고 할머니는 동냥으로 손주를 키우고 끼니를 연명했다고 하네요. 허물어가는 초가움막에서 낮잠을 자다 깨었을 어린 녀석은 한밤보다 캄캄한 움막이 두려워 혹은 혼자인 것이 너무도 두려워 산꼭대기에서 할머니를 목이 터져라 부르고 불렀다고 하네요. 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적요. 그것은 홀로 남겨진다는 두려움이 아니었을까요? 그래서 지금날 바로바로 폭풍반응을 일으키는 트친, 페친, 인친에게 전하는 감사인사로 인해 눈물이 웃음으로 바뀌고 마네요.

 

 

언젠가 한번은 가봤으면 좋겠다 한 곳이 감성마을인데 참 인연이 닿지 않네요. 홀로 훌쩍 떠나봐라 하는 이도 있지만 그도 쉽지 않고 어줍잖은 기회만 기다리고 있답니다. 그곳에 가서 내가 보고 싶은 것이 뭘까 생각해 보면 순전히 작가와 관련되 이유밖에 없어요. 그런 작가가 암투병으로 고생한 일화를 읽다가 문득 두려워지기도 했답니다. 내가 바라는 그 순간에 그가 없을 수도 있구나 하면서 말이죠. 이런 제 생각과는 달리 수행을 하는 이처럼 공중부양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된 자신의 몸 또한 가벼이 웃음을 담아 이야기하는 작가의 언변에 안심이 되기도 하구요.

 

 

 

에세이가 뭘까? 때로는 넋두리 때로는 마음 속이 숨은 말의 토로라고 생각했답니다. 그가 지금 담고 있는 건 그저 일상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글을 쓰기 위한 미사여구도 아니고 무게감도 아니고 그저 살면서 느꼈던 이모저모를 담담하게 담아가더군요. 그게 바로 이외수 작가의 멋이 아닌가 다시금 생각해 봤어요.

 

 

 

이번 수필을 읽으면서 정말 좋았던 또 한가지는 바로 정태련 작가의 그림이랍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제가 꼭 갖고 싶어서 샀던 세밀화 [보리 동식물도감]의 바로 그 작가에요. 글과 그림이 참 잘 어울려 읽는 내내 감사했답니다. 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 저도 그런 방을 하나 마련해 볼까 싶네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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