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세계
무라타 사야카 지음, 최고은 옮김 / 살림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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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 가족이 사라진 충격적인 세계>

 

 

 

우리는 이 세상에서 무엇이 사라진면 소멸이라고 느낄까? 사람들이 편리하게 살 수 있도록 해주는 과학적 혜택? 아니면 먹거리? 전쟁? 처음 접하게 된 무라타 사야카는 독특한 소멸세계를 그려내고 있다. 모든 것이 사라졌는데 가장 중요한 그것이 사라졌다.

 

<편의점인간>이라는 독특한 제목의 책이 바로 무라타 사야카의 책이란다. 마음만 먹고 아직 보지 못했지만 그의 독특한 상상력은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소멸시대>는 <편의점인간>보다 앞서 집필된 책이라고 한다.

 

세계2차대전 이후 전쟁에 끌려간 남성으로 인해 남성 개체수가 급격히 줄면서 세상은 교미를 통하지 않고 인공수정에 의해 생명을 탄생시키는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된다. 그로 인해 구시대적 교미의 방법이 되어 버린 성관계.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관계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성교육 역시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교육이 이루어진다. 인간에게 있어서 사랑을 확인하고 생명을 탄생시킬 수 있는 중요한 그것이 사라져버린 세상이다.

 

그러나  세상은 잘 돌아가고 있다. 경제적안정과 합리적결정으로 결혼을 하는 사람이 늘고 부부간의 성관계는 근친상간으로 생각하게 된다. 분명 가족은 사라졌고 결혼은 존재하나 가족의 의미와는 거리가 멀다. 이 가운데 아마네는 자신이 엄마와 아빠의 성관계로 태어난 특별한 아이임을 알게 된다.  구시대적인 방법으로 자신이 태어났음에 환멸을 느끼지만 그러면서도 성관계에 대한 호기심으로 연애를 할 때마다 당시에는 거의 사라진 관계를 맺곤 한다.

 

이러한 현실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아마네와 그의 남편이 혼동스러운 이 곳을 벗어나 유토피아처럼 여겨지던 미지의 세상 실험도시로 떠나면서부터이다. 실험도시에서는 모든 아이가 12월24일 일제히 인공수정이 되고 가족이 사라진 시스템에서 아이들은 마치 애완동물처럼 여겨지고 있었다. 사라진 것은 성관계뿐이 아니었다. 사랑도 가족도 그리고 생명도 ...모든 것이 사라진 소멸세계였다.

 

 

작가의 발상에 끔찍한 전율이 함께 느껴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단순한 상상의 세계가 아닌 것 같아서였다. 세계적으로 떨어지는 출산율과 헤체되는 가족, 과학보다 경시되는 인간에 대한 존엄성 등등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한다. 기발한 발상이지만 불편함이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상상속의 미래와 현실이 밝아지기 위해서 우리는 얼마나 더 많은 각성을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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