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에서 나를 발견하는
일,여행>
여행이라고 하면
학창시절에는 경춘선을 타고 대성리나 강촌으로 가는 기차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아니면 무궁화호를 타고 바다를 찾아 떠난다던가. 학창시절에는
그랬는데 지금은 여행이라고 하면 모두 여권을 준비해서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나가는 걸 먼저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얼마전 알쓸신잡 덕분에 많은
분들이 국내의 여행지로 눈을 돌리기는 했지만 말이다.
한수희 여행작가에게
여행이란 '어이없고 황당하고 늘 후회하면서도 또 떠나고야 마는'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참 이상한 일이란다. 그 개고생을 해놓고 또 짐을 꾸리고
있는 걸까?라는 문구에 얼마나 미소짓게 되는지 모른다. 집떠나면 고생이라는데 그래도 우리는 여행을 떠나고 작가 역시 힘들면서도 떠나게 되는
이상한 일, 여행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태국, 인도,
캄보디아, 라오스, 일본, 프랑스, 그리고 한국 등등 목차를 보면 여행 간 장소보다도 그 뒤에 붙는 수식어가 마음에 든다. 내가 살아본적 없는
인생, 우리집에서 묵으시면 어떻겠습니까? 등등. 여행을 통해서 전혀 예상하지 못햇던 일, 혹은 하루 종일 걸어서 녹초가 되거나 혹은
어처구니 없는 속임수를 당하기도 하고 정말 딱 그말이 맞는 개고생도 따르게 되는 일화들이 담겨 있다.
모두 세가지 테마를
가지고 여행에서의 일화를 모아 두었답니다 .여행이라는 참 이상한 일,별 것 아닌 일들을 위한 여행,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나의 여행. 이 세가지
테마도 너무 마음에 드는데 그 중에서 마지막 장에 대한 일화들이 인상적이었어요. 일본 소설을 읽다가 가보고 싶어서 사회과부도 속의 일본을 직접
찾아나서게 된 일, 프랑스를 가보고 싶어서 1년정도 열정적으로 프랑스어를 배운 일은 나의 경우와 비슷해서 웃음이 났다. 겨우 1달 배우고
말았지만 한동안 불어학원과 프랑스문화원을 기웃하면서 영화도 보고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 지금 프랑스문화원은 경복궁 근처에서 남대문쪽으로
이전하고 완전히 달라졌지만 말이다. 지금은 프랑스어를 전공하는 딸 때문에 아베세데만 아는 지금 다시 딸의 불어를 듣게 되는 희안한 일도
생겼다.
예전에는 여행을 하면
무엇을 배워야겠다는 강박관념 같은 게 있었던 거 같다. 낯선 곳에 가면 미리 공부를 하고 가서 본 것에 대해서 또 찾아보고,, 여유로운 쉼보다는
이렇게 시간을 투자하고 경비를 투자해서 왔는데 이왕이면 배우자는 주의였다. 그런데 나이가 들다보니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행 자체에서 느낄
수 있는 낯설음에 대한 여유로움도 누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평범한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을 찾아 떠나게 되는 여행, 장소가 새로울
수도 있지만 익숙한 장소라도 일상에서 벗어난 새로운 나를 발견할 수 있기에 힘들고 어려워도 여행이라는 참 이상한 일을 우린 계속 하게 되는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