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 남은 생의 첫날 -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문인 101인의 가상유언장
도종환.황금찬 외 지음 / KD Books(케이디북스)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오늘은 생의 첫날이 아닌 남은 생의 첫날이라..

제목만 들어도 가슴 한 구석이 싸해지는 느낌이다.

생을 살면서 지루하게 느끼는 일상에서 마지막 내 생의 날을 생각하게 된다면

이 지루한 일상조차 얼마나 소중한지 그제야 다시금 되새기게 된다.

 

책 속에 수많은 인사들이 남긴 생의 마지막 말들을 읽으면서

내 삶 속의 마지막 가상 유언장을 써보고자 함은 누구나 들만한 생각이다.

제일 먼저 펼쳐 읽은 것은 아름답고 선함으로 시를 표현하는 이해인 수녀님의 글이다.

유언의 말을 남기는 내낸 목이 매이는 그분의 느낌도 다가왔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마지막을 무엇과 함께 할 것인지 표현하는 부분에서 잔잔한 미소도 번지게 된다.

"나의 관 위에는 꽃대신 시집 한 권을 놓아주면 어떨까요?"라는 부분이죠...

자신의 생을 꽉 채웠던 뭔가를 가지고 있던 사람은 마지막 순간에도 그것과 함께 할 수 있는 행복함이 있다고 생각되네요.

 

이형기 시인의 무소유에 당부는 좀더 진정된 자세로 내 인생을 돌아보게 하는 유언장이었다.

살면서 가장 큰 목표이자 괴로움을 줄 수 있는 것은 소유하고자 하는 욕심에서 비롯된다.

이것이 생의 활력소가 되면서도 더 많이 갖고자 하는 몸부림으로 자신을 괴롭히기도 하니까 말이다.

해서 생의 마지막 순간에는 무소유로 모든 것에서 욕심을 버리고 생을 마감할 수 있기를 당부하는 시인의 말은

지금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진정 소중한 것은 무엇인지 곱씹어 보게 하는 글이었다.

 

인생을 소풍으로 표현한 어느 시인의 말처럼 누구나 갖게 되는 생의 탄생과 죽음을 생각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순간이 가장 소중하고 정진해야 할 순간임을 인식하게 된다.

그렇게 아끼면서 정진했던 생을 마감하는 순간에 우리는 아쉬움보다는 이제 쉬러 간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책 한 권이 주는 힘은 그렇다. 잠자고 있던, 혹은 잊고 있던 내 무의식을 일깨워 소중한 것을 더듬어 기억해 보게 하는 그런 힘 말이다.

단조로운 일상에서 지루함을 느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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