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 세트 - 전2권
이외수 지음 / 해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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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답답한 현실 대신 해결해 드립니다>


이외수 작가가 오랜만에 장편소설로 돌아왔다. 기발한 발상과 신랄한 사회비판, 할 말은 하고야 마는 기인작가로 알려진 이외수 작가가 12년만에 장편소설을 안고 온 것이다. 그동안 건강상의 문제로도 힘들었을 텐데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장편소설을 안고 왔다는 사실에 먼저 감사한 마음이 앞선다. 이번 신작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제목에서부터 뭔가 뿜어져 나오지 않는가?


이번 소설에서도 이외수 작가만의 특이한 발상이 소설 전반에 깔려 있다. 주인공은 사회적 교감이 부족한 은둔형 외톨이라고 스스로 칭하는 정동언. 명쾌 발랄하게 부모님 말씀 잘 듣고 공부도 잘 하던 그가 중학교 때 안중근처럼 존경하던 할아버지가 친일파라는 소식에 세상과 문을 닫고 은둔형 외톨이가 되는 삶을 선택했다. 다른 사람 앞에서 말도 더듬는 그가 가진 희안한 능력은 바로 식물들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가 가진 능력은 과연 어디에 쓰일까?


식물을 매개체로 해서 이들이 주는 정보를 통해 많은 이들을 응징하기 시작한다. 말못하는 고양이의 이마에 에어타카로 대못을 박고 다니는 사람, 혈세를 낭비하는 국회의원,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 어용 지식인과 사업가 등등 그러나 가장 통쾌하고 관심이 가는 건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어처구니 없는 토목사업으로 여겨지는 4대강 사업을 진행한 이들에 대한 보복이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응징이 이 소설에서 가장 큰 맥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말못하는 식물들이지만 주인공을 통해서 채널링을 해서 벌어지는 일의 화면을 염사해서 보여주는 등등 이외수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발상이 소설 곳곳에서 재미를 더한다. 식물들이 염사를 통해서 보여주는 일을 해결하고 정보를 얻는 과정은 분명 현실적이지는 않지만 덕분에 소설적 재미를 더하는 건 사실이다빙.


책을 보면서 죄가 드러나지 않는 사람 혹은 그 죄를 밝혀내기 어려운 이들을 응징하는 과정에서 쾌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특히 4대강 사업을 행한 인물들에게 녹차라떼를 마시게 하는 등등의 장면은 통쾌하기 그지없다. 현실에서도 이럴 수만 있다면...


가뭄과 홍수를 대비한다는 목적에 만들어졌지만 농업용수로 쓰기에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효용가치도 없는 실정에 땅을 쩍쩍 갈라지고 보때문에 갇힌 물은 썩고 썩어서 악취가 가득한 현실에서 누가 책임을 져야할까?


식물들 중에서도 수령이 아주 오래된 나무나 특별한 인연이 있는 나무 등을 등장시킨 것도 나름의 의미를 줄 수 있어서 좋았다. 책을 읽으면서 덕분에 어느 절에 수령이 오래된 나무가 어떤게 있는지도 함께 알고 나무 열매의 효능이나 특징까지 덤으로 알게 된 것도 나름의 수확이랄까?


사실 처음에는 식물과의 교감을 통해서 자연을 헤치는 사람을 응징하는 것인가 했더니 그것보다는 사회 전반에서 악취를 풍기는 악한 이들을 응징하는 이야기라고 해야겠다. 사람보다도 더 많은 도움을 펼치는 나무들의 역할이 대단하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 악인에 대한 응징의 과정이 자신의 존재를 감추고 대신 해결하는 시티헌터나 파수꾼이 연상되기도 한다. 한번 잡으면 휘리릭 읽히는 가독성이 있고 개인적으로는 표지 디자인이 너무 마음에 드는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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