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헨의 선택 풀빛 청소년 문학 2
한스 게오르크 노아크 지음, 모명숙 옮김 / 풀빛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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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면서 선택을 해야하는 순간은 무수히 많다.
그 순간에 냉철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성인이 된 지금도 기로에 서서 수많은 갈등을 경험하는데 청소년기의 아이들은 얼마나 힘들까? 내가 그 시기를 거쳤다고 하지만 아이를 낳아서 기르면서 난 문득문득 내 소리에만 귀기울이는 자신의 모습에 놀라곤 한다. 나와 아이의 소통이 아닌 일방적인 내 목소리만 들리는 그 순간을 인지할 때면 ....

내가 청소년기를 거치면서는 내 이야기이기 때문에 좋아했고
지금은 아이를 키우기 때문인지 성장기 소설에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다.
[요헨의 선택]이라는 소설 속의 요헨을 만나면서 항상 고민을 하던 소통의 문제에 대해 더 생각해 보게 되었다.
요헨이 처음 갖게 된 소통의 고민은 바로 가족에게서 비롯된다.
이혼한 어머니와 단 둘이 살게된 요헨은 점차 생활에 지치면서 자기 안으로만 향하게 되는 어머니와 대화가 단절된 생활을 하게 된다. 대화가 단절된 상태에서 교감이 이루어지기란 쉽지 않다. 어머니는 다른 사람들 통해서 위안을 얻고자 하지만 요헨은 항상 어머니와 자신을 버린 아버지에게로 향한다. 미움도 있겠지만 자식에게 부모는 안식처이기 때문이다.
요헨이 찾은 다른 선택은 바로 친구이다. 이 시기의 아이들이 모두 친구들에게 많은 부분을 할애하는 점을 생각하면 당연하기도 하지만 특히 요헨의 경우는 부모와의 단절된 소통의 대안으로 찾은 친구여서 마음 한켠이 아파진다. 요헨은 친구인 악셀과 절도를 하게되고 모든 잘못을 혼자 뒤집어 쓴다. 이 과정에서 어머니가 요헨과 진심어린 대화를 단 한 차례만 했더라도 그 다음의 일들이 생기지는 않았을텐데...하는 상황들이 연달아 일어난다. 결국 요헨은 감화 교육원에 맡겨지고 그곳에서 새로운 생활을 하게 된다. 강인한 척 하지만 아이들은 항상 방황하면서 안식처를 찾는다. 바로 그곳은 가정이기도 하고 자신을 이해해 줄 수 있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다. 요헨이 감화원에서 만나는 사람들 중에 진정으로 요헨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줄 사람을 만나기만 했다면 오해의 소지가 있는 모든 상황을 요헨이 그대로 받아들이지만은 안았을 텐데..
그것은 모호한 침묵이기는 하지만 이해받지 못할 것에 대한 두려움을 기저에 깔고 모든것을 포기한 반항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지도 모르겠다.
요헨이 어머니의 결혼식에 가지 못하고 병원에 누워 있을 때 그 소식을 접한 어머니가 안도하는 마음을 내비치는 대화는 정말 마음이 미어지도록 답답할 뿐이다. 요헨이 아버지를 찾아갔을 때도 자신의 입장에서 요헨과 살기를 거부한 아버지의 모습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감화원 안에서 이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보다 정신교육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윽박지르고 강요되는 규율 속에서 이들을 통제하려는 선생들의 모습도 안타깝기만 하다. 강한 규율은 신체적인 통제는 할 수는 있어도 마음을 아우를 수는 없기때문이다.
요헨이 만나는 사람들과 사건들을 같이 경험하면서 조금만 더 이야기를 들어 주었다면 조금만 더 마음을 나누었다면 하는 안타까움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 맴돌았다.
인생을 살면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사람과 경우에서 선택의 순간은 많지만 어떤 선택을 하는 가는 결국 자신의 몫으로 남는다. 아이들의 그 선택의 순간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대화를 할 수 있다면 올바른 혹은 도움되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매 순간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진심이 얼마나 많은 영향력을 발휘하는지 그 순간의 선택이 인생에 큰 부분을 차지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아이들과의 의사소통에 대충이란 없을 것 같다. 마음이 통하는 진실한 대화의 자리매김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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