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기 위한 새로운 변화, 멋진
녀석들>
중년이 되어도 늘
청소년 성장기 소설을 읽으면 가슴이 설렌다. 30년은 족히 넘었는데도 청소년기 방황하던 아이들의 심리나 해답없이 질주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과정이 지나면 모두 성장이라는 걸 하는데 사람마다 다른 성장통, 그리고 그걸 지켜봐주는 기성세대의 기다림이 조화를 이뤄야
하는 거 같다.
오랜만에 읽게 된
일본 청소년문학 <시속 47m로 질주하다> 제목을 봐서는 도통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더라. 다마 한 명의 소년만 기를 쓰고 물구나무를
서고 있고 나머지 3명은 각기 다른 표정으로 그 친구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
이 소설은 구성방식도
독특하다. 같은 날 같은 사건이 벌어지는데 네 아이의 시선으로 서술하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등장한 서술인물은 게이치. 일본 특유의 만화적인
삽화가 들어가 등장인물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특이하다. 멈춰 서는 사람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게이치, 그리고 지켜보는 사람의 미스즈,
지켜보고 싶지 않는 사람의 다이몬,마지막 질주하는 사람 마치히라의 네 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들은 모두 동급생
중학교 3학년 아이들. 겉보기에는 잘 지내는 거 같지만 저마다 다른 고민을 안고 있는 습이 낯설지 않다. 명석한 두뇌를 자랑하는 모범생 게이치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있기는 하지만 늘 부모의 기대대로 움직여야 하는 그래서 열정적으로 뭔가를 해보지 못한 학생이다. 방송반 활동도 그렇고
체육대회에서 응원주장을 하는 것도 그렇고 늘 멈춰서서 지켜보던 게이치, 엄마와 헤어진 아버지를 늘 그리워하며서 지내던 미스즈, 남보다 큰
덩치때문에 알게 모르게 아이들에게 위압감을 주고 은따처럼 되어버린 다이몬, 그리고 존재감 없이 지내길 원했지만 미스즈를 위해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마치히라.
이 네 청소년이
체육대회를 통해 조금씩 다른 성장을 하게 되는게 주 내용이다.

응원단의 벌칙으로
패한 주장이 물구나무서기로 운동장을 한바퀴 돌기로 한 것, 이런 벌칙 가능할까 싶지만 존재감 없던 마치히라는 미스즈 대신 응원단장이 되고 그리고
이 터무니 없어보이는 벌칙도 과감하게 마주하게 된다. 그렇게 해서 마치히라는 시속 47m로 질주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를 본 친구들 모두 서로
다른 뭔가를 느끼고 응원하고 반성하고 그리고 하나가 되어간다.

청소년기 어른들은
이해할 수 없는 많은 것들로 고민하는 듯하지만 우리도 모두 지나쳐간 시간들이 아닌가. 터무니없고 사소해 보여도 그 시기에는 아주 커다란 삶의
고민이 된다는 것, 그리고 그 틀을 깨면서 조금씩 성장해간다는 것, 이 소설에서도 유쾌하게 엿볼 수 있었다. 곤충의 완변변태 과정을 통해서
새로운 모습으로 성장하면서 더 단단해지는 아이들의 모습을 빗댄 저자의 솜씨가 무척 마음에 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