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 자라는 이야기 들어볼까요?

남산숲에 남산제비꽃이 피었어요 ㅣ 아이세움 자연학교 2
김순한 지음, 백은희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8월

아이세움 자연학교 시리즈로 만났던 [하늘공원에 맹꽁이가 살아요]에 대한 아이의 반응이 너무 좋아서 이 책을 주저없이 선택하게 되었다. 자연을 담은 이야기와 그림은 어른인 내 마음도 홀딱 빼앗아 버리기에 충분하다.

이번에 만난 곳은 바로 우리 집 코앞에 자리잡은 남산숲이다.

남산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을 아이에게 물으니 역시 '남산제비꽃'이란다.

남산에서 제일 먼저 발견된  꽃이어서 이렇게 이름지었다는데 책 표지의 제목 위에 남산제비꽃이 제 얼굴을 내밀고 있는 모습이 여간 이쁘지 않다.

이 책에서는 남산숲을 거닐면서 만날 수 있는 나무와 풀, 새, 야생동물 등을 소개하고 있다.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보면 남산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소나무로 이야기는 시작되지만 많은 소나무 대신 들어선 아카시나무와 점차 이 산의 주인이 되어가고 있는 신갈나무 이야기로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많이 보았으면서도 그냥 지나쳤던 소나무의 꽃과 잎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서 아이는 작년에 했던 숲체험을 떠올려 본다. 우리나라 소나무는 잎이 두 개지만 미국에서 들여와서 심은 리기다 소나무는 잎이 세 개, 그리고 소나무하고 비슷한 잣나무는 잎이 다섯 개. 책에는 사진과 더불어 아이자기한 아이들의 그림과 어울어진 설명이 쉽게 아이들의 눈에 들어오도록 되어있다.

지식코너로 나온 '두런두런 숲교실'은 엄마의 마음에 쏙 든다. 이 책에서는  숲을 이루는 나무의 생성과정과 숲의 생태계에 대한 이야기가 실렸다. 사람도 성장하고 변하듯이 숲도 성장하고 변한다고 한다. 처음에는 작은 풀꽃에서 시작해서 떨기나무, 소나무 ..점차 큰 나무가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하늘공원에 맹꽁이가 살아요]에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쓰레기 산에 처음 생명을 불어넣기 시작한 것은 어딘가에서 날아온 작은 풀씨부터였다고 ..민들레나 개망초처럼 말이다. 숲은 그렇게 시작해서 점차 큰 나무가 자리를 잡게 된다. 생명을 지닌 숲에서 사람들은 또한 생명력을 얻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배움을 통해서 가슴으로 아이들은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작년 여름에 남산야외식물원을 갔던 기억을 더듬으면서 아이가 이번 여름이 가기 전에 다시 한번 남산에 가고 싶다고 한다. 바로 눈 앞에 보이는 숲인데도 발걸음 한 번 하기가 왜 이리 힘든지....간단히 물병 하나 달랑 들고 방학이 지나기 전에 아이와 남산 숲을 거닐어 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아이에게 남산을 가고자 재촉하게 한 주범인 이 책도 가방에 넣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