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길 위에서 자란다
김선미 지음 / 마고북스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펼치기 전부터 조금은 긴장하고 있었다.

여행을 떠나는 구성원을 보니 엄마와 딸 둘이라니 엄마가 딸들과 함께 떠나는 여행의 주모자였다.

그것도 좋은 길로 편하게 다니는 여행이 아니라 아이들과 직접 차를 몰고 탠트를 치고 곳곳을 발로 찾아다니는 여행이었던 것이다. 아직 텐트 한 번 제대로 펴보지도 못한 내게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라는 생각으로 책에서 손을 땔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책을 읽으면서 누구도 처음부터 자신감에 충만해서 일을 벌릴수는 없다는 것을 느꼈다. 아이들과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은 엄마도 내가 과연 이 여행을 할 수가 있을까?라는 떨림과 두려움으로 시작했으나 엄마이기에 스스로 선택했기에 가능한 여행이었음을 말하고 있다. 또한 아이들의 동의가 없이 엄마가 무작정 밀어부친 강제성의 여행이었다면 가능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이런 와중에 이 가족의 평소 대화가 오가는 모습도 떠올려 볼 수 있었다.

이름도 특이한 마로와 한바라. 언니인 마로는 높은 산을 뜻하고 동생인 한바라는 큰 바다를 뜻하는데 이 두 자매의 성격도 참 판이하게 달랐다. 여행 하는 도중에 이 아이들이 쓴 일기를 엿볼 수 있는 즐거움이 책 읽는 기쁨을 두 배로 만들어 준 것 같다. 여행을 끝내면서 마로는 중국에 가고  싶다고 하면서 더 큰 여행을 꿈꾸고 한바라는 가족의 따뜻한 사랑을 느꼈다고 한 글을 보면서 아이들이 길 위에서의 여행을 통해서 처음보다 부쩍 성장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사랑하는 자녀는 품에 끼고 있는 것이 아니라 여행을 보내라고 했던가? 여기에서 말하는 여행은 쉽고 편한 여행을 뜻하는 것이 아닐게다.  고생을 하면서 인생을 느끼는 여행이겠지 싶다. 이 아이들도 길 위에서의 힘든 여행 끝에 그 고생의 시간만큼 성장하고 세 모녀가 아옹다옹 부딪혔던 시간만큼 더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책 중간에 아이들이 쓴 글을 보는 재미와 더불어 여행을 위한 초보자 여행 정보? 그리고 이들 모녀의 정감이 잔뜩 묻어나는 흑백사진과 이들의 경로가 나타난 소박한 지도?를 보면서 나도 어느새 이들 모녀와 함께 길위에 이었던 것 같다. 나도 우리 아들과 딸이 크면... 이런 길 위의 여행을 떠날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과 설레임을 마음 한 켠에 담아두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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