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정치의 끝이 아니다.
모든 것이 정치다>
내게는 너무도 어렵고 어려운 책이었다. 정치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고 특히나 세계 정세에 대해서는 까막눈이나 마찬가지인 내가 겁도 없이 어려운 책을 덥썩 잡고 말았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변화는 20년
전만해도 상상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많은 변화를 일구어 내는 과정을 보면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은 세계적인 변화를 알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
1990년대만 해도
대학생들이 거리 시위를 하면서 목소리를 내곤 했지만 일반시민은 대다수 동참하지 않았다. 거의 대학생이나 노동자 계층 뿐이었던 거 같다. 대부분의
시민은 침묵하고 있었고 조용히 몸을 사리고 있었다. 국민의 목소리라고 할 수 있는 투표에만 모든 것을 의지할 뿐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이제는 시민의식이 달라져서 대통령의 임기 중에 국민의 불안을 표명하기 위해서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모여들어 직접적인 국민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미국산소고기 수입 반대부터 얼마전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까지 말이다. 우리의 촛불집회를 많은 나라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하는
소리를 듣고는 우리나라만 그런가? 하는 모지리같은 생각도 했다. 우물안 개구리처럼 나만? 혹은 우리만?이라고 하기에는 세계가 너무나 가까워져
버렸다. 한 나라의 움직임이 다른 나라에 파도처럼 영향을 주고 그 영향은 거대한 물결이 되어 세계를 움직이는가 보다.

'우리가 뽑은 대표는
왜 늘 우리르 배신하는가?"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두 명의 젊은 프랑스 시민운동가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 시대의 민주주의 위기를
인지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다른 나라들의 다양한 움직임을 담고자 한 것이란다. 정치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기 보다는 변화되고 변화하려는
다양한 모습을 담아냄으로써 정치에 대한 의미를 찾고한 한 것이다.
너무도 생소하고 알
수 없는 일들을 접했다. 언제나 선거철이 되면 이렇게는 안된다고 들고 나오는 정치인들, 그러나 기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정권을 잡은
이와 그렇지 않은 이가 적당히 정치적인 계산을 하면서 다수의 시민이 아닌 소수에 의한 정치를 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그에 대해서 정치
무기력증을 느끼고 우파 포플리즘의 유혹이 빠진다고 한다. 그의 결과가 바로 미국의 트럼프의 당선이나 프랑스에서 많은 국민이 투표를 하지 않아
극우파가 정권을 가진 것, 혹은 일본의 극우세력이 강해지는 것 등이라고 한다.
사실 트럼프의 당선에
대해서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지 못했다.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화난 중산층이 왜 오히려 트럼프를 택하는 거지? 이해할 수 없어, 오히려 더
바보같은 짓이 아닐까 하면서 말이다. 물론 그에 대한 댓가는 그 나라 국민이 져야 할 일들이 속속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그렇게 되는 이유는 확실히
알게 된 거 같다. 대부분의 기득권층은 결국 안정을 위하는 정치적 우파가 되는 것이 사회의 순환구조인데 그에 반대되는 곳에 힘을 실어줘도 결국
제자리이고 정치적인 타협을 일삼는 것에 대한 반발인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러한 정치적 상황
속에서도 시민들은 투표를 통한 대의정치에 반감을 가지면서도 해답을 그것밖에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분노하고 광장으로 모여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한다. 그 중 하나도 우리의 촛불시위였다고 한다. 다른 많은 나라에서도 일어나는 이러한 시민의 활동이 모였다 흩어지는게 아니라 조금씩의
변화의 시작점이 되고 있다는 것을 저자들은 들려주고 있다. 그렇게 해서 이게 해답이다. 가 아니라 정치는 투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정치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환기시켜 주고 있는 것 같다. 다시 말하면 정치는 시민의 무관심과 포기가 아닌 관심과 목소리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