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
반디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2월
평점 :
품절


<현존 북한 작가, 북한 실상을 고발한다>

 

 

당대에 그곳에서 살고 있다는 것은 상상력과는 다른 진실을 내포하고 있다. 우리는 미루어 짐작을 하거나 혹은 알고 있는 것을 재료로 상상으로 쓴 글을 많이 읽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에 현실적인 진실을 부여하는 것은 소설을 쓴 작가가 현실에 발을 딪고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하고 읽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우리가 알고 있는 북한의 실상은 아주 미비하다. 솔직히 정부에서 말하는 혹은 뉴스에서 들려주는 그것으로 알 뿐이기에 진실인지 혹은 20년 전의 모습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그만큼 폐쇄적이고 교류가 없는 북한의 모습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것은 그곳이  싫어서 탈북을 감행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많은 걸 알고 있다. 이 역시 지금 그곳에 살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세월은 흐르고 지금 북한은 또 변하고 있다. 어떠한 변화를 겪고 있는 지 더더욱 알수 없는 이때에 우리는 현존 북한 작가의 작품을 만나게 되었다. 반디라는 필명으로 북한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그의 작품을 대한민국에서 만날 줄이야. 10년 20년 전이 아니라는 사실이 더더욱 놀랄 뿐이다. 게다가 탈북이 아닌 현존작가라니..이렇게 작품이 반출되어 출간되면 그는 과연 무사할까 작품을 읽기전에 수만가지 생각이 먼저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미리 작품을 읽은 사람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 너무 충격적이란다. 기대 반 두려움 반의 감정으로 읽게 된 <고발> 사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아주 몰랐던 세계를 접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이미 우리가 알고 있던 자유가 없는 곳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이동, 여행, 신분 등에 대한 차별이 있으리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작품 속에 그려진 사람들의 아픔이나 두려움, 새로운 생명을 낳고 싶지 않을 정도의 불안감이 느껴진다는 것이었다. 뉴스처럼의 사실보고가 아닌 소설 작품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감정이입이 충분히 되도록 그 절대적인 불안감과 슬픔이 느껴진다는 점이 충격이었다.

 

아주 보수적인 사회임에도 아이를 낳고 싶지 않아 피임약을 먹는 여성, 그리고 어머니의 임종을 보고싶어 술김에 기차에 올라탔다가 엄한 곳에서 노동을 하고 온 아들, 희번득이는 눈으로 두려움의 경기를 떠는 어린 아들 때문에 위대한 그 수령의 그림자까지 가려야만 하지만 어디에도 이해를 얻을 수 없는 가족의 이야기 등등. 소설이지만 북한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현실적인 이야기이기에 만약 내가 그곳에 있다면...이라는 상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발이 진짜 원하는 것은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전하고 싶은 저항정신이라고 한다. 저항에는 주체가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한 사람이 아닌 체제에 대한 저항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행복하게 자유롭게 살고자 하는 열망이 있다. 그 열망이 있기에 그들의 저항이 더욱 가슴 아프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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