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옆자리 비었어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30
파울 마어 지음, 베레나 발하우스 그림, 김영진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아이들은 어른들의 싸움을 알까? 아니 이해하고 있을까?

물론 대답은 no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명명하는 인종간의 갈등이나

종교적인 싸움을 전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오히려 왜?라는 의문의 꼬리를 매달고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우리 어른들을 바라보며 대답을 듣고자 할 것이다.

 

[내 옆자리 비었어]는 자국의 싸움을 피해서 독일에 온 레바논 소녀 아이샤와

독일 소녀 슈테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독일말도 어설프고 이방인 아이샤는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있었는데

모든 아이들과 친하고 활달한 슈테피와 우연한 기회에 아주 친한 사이가 된다.

이 둘은 자신들이 살던 나라의 다른 풍습으로 작은 갈등을 겪으면서

서로를 조금씩 마음으로 이해해 간다.

아이샤의 오빠가 이방인이라는 이유로 흠씬 두들겨 맞은 후에

아이샤의 가족이 전쟁으로 불안한 자국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말을 한 후

슈테피와 아이샤는 자신들이 갖고 있던 조그마한 오해를 푼다.

생일에 아이샤만 초대했는데도 따라온 아이샤 오빠 때문에 싸운 일이다.

레바논에서는 초대를 받으면 여자 혼자는 절대 갈 수 없고

보호하기 위해서 남자와 같이 가야만 한다는 사실을 슈테피는 몰랐던 것이다.

아이샤가 간 후 슈테피는 많이 외로워하지만..

어느날 새로 온 이방인 친구를 자신의 짝으로 받아들인다.

"내 옆자리 비었어."라고 하며..

 

이 책을 읽다보면 어린 아이들의 눈에 비치는 세상은 과연 어떤 것일까..

하는 질문을 하면서 미안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국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기가 죽어서 차별을 당하는 모습도

자국 내에서 벌어지는 싸움을 피해서 이민을 와야만 했던 모습도

모두 아이들의 눈에는 이해되지 않는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인 것이다.

 

아이샤가 자신이 살던 나라의 집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지붕에 올라가서 놀거나 빨래를 널 수도 있다는 말에

슈테피가 상상하는 모습을 표현하는 그림을 보면 아이들의 순진함에 웃음이 난다.

그림책이 줄 수 있는 묘미가 아닌가 생각된다.

아이샤의 가족에게 초대를 받아 점심을 먹게 된 슈테피가

이들과 함께 야외로 가서 점심을 먹는 모습은 정말 재미나게 표현되어 있다.

그림책이 주는 그림의 묘미와 더불어

나와 다른 나라 사람에 대한 생각도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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