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표류, 그러나 유쾌하게]
사실 작품을 읽을 때 누가 썼는지에 대해서도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처음 지은이가 배우 신동욱이라고 해서 정말?하는 마음이었다. 관심있게
보던 배우였기 때문에 그를 방송에서 못본 5년의 세월이 너무 길게 느껴졌다. 복합통증증후군이라는 희귀병에 걸려서 군복무는 물론 배우로써의 모든
활동을 접어야했던 그의 인생은 흡사 영화 속에나 나올 만한 상황이 아니겠는가? 그렇게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있는 그가 글을 썼다니 내용이나 문체
모든게 궁금했다.
책과 더불어 얼마 전에 그가 5년만에 출연한 방송도 우연히 보게 되었다. 대학로에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짧은 강연을 하는 것이었는데 그가
말하는 인생의 표류, 고독한 시간에 대해서 얼마나 힘들었을지 가슴 절절히 느껴졌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강하게 남는 기억은 삶에 대해서
철저하게 긍정적으로 살아간다는 것이었다. 삶을 대하는 태도는 책에서도 여지없이 나타났다.
스스로 우주 덕후라고 칭하는 작가는 우주에 대한 책에 꽂혀서 수없이 많은 책을 읽엇다고 하는데 책속에서 우주에 대한 그의 박학다식함과
상상력은 마음껏 발휘되고 있다. 주인공인 잘 나가는 그룹의 ceo 맥 매커천은 사랑하는 아내이자 이론 물리학자인 김안나와 우주 엘리베이터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프로젝트를 완수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바로 소행성. 맥은 소행성을 포획하기 위해 우주로 나서는데 뜻하지 않게 우주에
표류하게 된다.
우주에 표류하는 상황에서 외로움과 싸우면서 좌절하는 대신 그가 보여주는 기상천외한 상황과 상상들이 삶을 바라보는 긍정적인 태도에
기인했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내가 인생에서 원치않게 표류하게 된다면...난 과연 어떻게 그 외로움을 극복하고 삶에 다가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우주에 표류한 5년이 세월이 결코 자신의 인생에서 헛된 시간이 아니었음을 그의 소설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