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정말 행복한거야?>

누군가 내게 다가와 "너 정말 행복한 거야?"라고 묻는다면 난 뭐라고 할까?
솔직히 말할까? 뭐라 말하기 전에 눈물부터 흘릴 지 모른다.
그건 열심히 살았건 혹은 힘들게 살았건 그게 문제가 아닌 거 같다.
누군가 내게 따뜻하게 건넨 그 한마디에 나를 돌아볼 순간이 생겼다는 것 때문에 눈물이 날 것 같다.
너무나도 따뜻한 색감을 지닌 표지의 그림도 환상동화를 연상하게 한다.
마치 꿈의 나라나 동화의 나라에 들어간 듯한 분위기를 내는 표지에 나도 모르게 손이 가게 된다.
게다가 제목또한 가슴을 쿵 하고 두드린다.
<고양이는 내게 행복하라고 말했다>
그렇게 이 소설을 한장씩 넘기게 되는 마법에 걸린 듯 조금은 두근거리면서 읽게 되었다.
'나는 잘 살고 있어. 사실은 열심히 살고 있어.'
라고 백번은 더 넘게 말했을 사라는 곧 마흔을 바라보는 광고 디자이너이다. 일도 그동안 열심히 하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 하면서 한 직업에
매진했던 커리어우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계속해서 찾아드는 고질적인 어지럼증 때문에 예민해지기도 하고 오랜동안 연인이었던 남자친구의 행동이
불안하기만 하다. 게다가 스페인에 있던 가족까지 파산소식을 전해온다.
누군가 그랬다. 불행은 예고 없이 불현듯 한꺼번에 찾아온다고 말이다. 바로 사라의 경우가 그러했다. 모든 것이 한꺼번에 찾아왔고 사라는
갑자기 온 몸에서 힘이 빠져나간 듯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린다. 그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 왔는데 내가 잘 살아왔다고 나름대로 생각했는데
하면서 말이다.
그때 누군가 다가와 사라에게 말을 걸기 시작한다.
"너 정말 행복한 거야?"
알 수 없는 누군가 그렇게 물어도 놀라겠지만 질문하는 이가 다름아닌 말하는 고양이라니 ~
분명 평범한 고양이가 아닌 시바. 고양이는 지쳐있고 혹은 살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사라를 향해 살아갈 힘을 조금씩 부여해주기 시작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자신을 사랑하는 법이었다. 누구나 자신을 사랑하고 삶을 사랑하면서 행복하게 살고자 하는데 그 방법을 모를 때가 많다.
그저 열심히 살면 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열심히 사는 것이 자신을 사랑하면서 사는 것과는 분명 다른 것이다.

자신이 살고 있는 주위에 대해서 조금씩 눈을 뜨고 세상의 빛을 하나씩 받아들이고, 그리고 받아들이는 법을 고양이는 사라에게 가르쳐주기
시작한다.
너무도 평범하고 작은 일인데 우리는 그러한 작은 삶의 기쁨을 잊고 사는 때가 많다.
열심히 무작정 앞을 향해 나아가는데 그 앞에는 나 자신이 어디에도 없음을 잊을 때도 많다.

행복하냐고 묻는 고양이와 삶에 지치고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법을 몰랐던 사라의 대화를 들으면서
나 자신 역시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고 찾기를 반복하게 되는 듯하다.
고양이의 물음은 사실 나 자신에게 하는 물음이 되어 버린다. 그러한 물음을 통해 지금 나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고 그리고
잊고 있었던 삶에 대한 사랑을 깨닫게 되는 책인 듯하다. 이러한 이야기를 무겁지 않게. 삽화는 동화같은 느낌을 주면서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거 같다.
스페인 작품을 그리 많이 접하지는 않았지만 마법같은 시간을 선물해준
스페인 작가 에두아르도 하우레기를 기억하고 싶다. 시험이 끝나면 딸아이의 손에 쥐어주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