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대신 세계일주 - 대한민국 미친 고3, 702일간 세계를 떠돌다
박웅 지음 / 상상출판 / 2016년 8월
평점 :
품절


 

<더 넓은 세상을 향한 선택, 멋지다>

 

제목 한번 근사하다. 수능대신에 세계일주를 택했단다. 수능대신 세계일주를 택한 당당한 소년은 마추픽주를 마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우리집에도 수험생이 있기에 이 제목이 전혀 남의 일같지 않게 다가왔다. 대입을 향해서 열심히 정진하고 있지만 이 시기에 미래에 대한 두려움, 이때의 미래는 단지 대학 하나에 국한되기는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답답하고 산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서 더 갈증이 나고 할 때이다.

 

우리나라에서 대학을 간다는 것, 명문대를 간다는 것은 미래에 대한 확답을 받아놓은 것처럼 여겨진다. 좋은 대학은 좋은 직장, 보장된 미래를 받아놓은 것처럼 여겨져서 전 국민이 대학을 향해서 돌진하는 느낌이다. 사실 대학이 인생의 전부는 아닌데 말이다. 중요한 건 살면서 꼭 맞게 되는 좌절의 순간에 어떻게 일어설 수 있는가 하는 단단함과 유연함을 배워야 하는데 말이다.

 

 수능을 앞두고 과감하게 세계여행을 떠난 너는 누구냐? 책을 펼치면서 제일 먼저 한 말인 듯하다.

그 배짱과 계기가 너무도 궁금하고 그 과정 역시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젊은 날의 무모한 선택은 젊기에 가능하다고 하는데 말이다.

 

스무 살...나이의 앞자리가 바뀐다는 건 참 많은 의미가 담긴 듯하다. 20대가 다르고 30대가 다르고 그리고 40대는 더더욱 다르고 말이다.

박웅이 세계일주를 떠난  시기는 단 몇달이 아니다. 2년 가까이 되는 702일이라는 시간을 세계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 어떻게 그렇게 오랜 시간을 여행할 수 있었을까? 아마도 집이 부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당연히 따라왔다. 그러나 책을 읽다가 보면 박웅이라는 친구가 어떻게 여행경비를 벌면서 여행을 했는지 가늠할 수 있다. 글꼭지 가운데 금수저라는 글이 있다. 역시나 나처럼 혹시 금수저가 아닐까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을 향해서 한 꼭지 내어놓은 것 같다.

 

정말 베낭 하나 달랑 메고 떠난 세계일주의 시작은 카카두 국립공원에서 부터 시작된다.

무슨 국립공원? 호주의 유네스코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국립공원에서 청소부 일부터 시작했단단. 붉은 개미와 친구가 되어 가면서 외딴 국립공원에서 일을 하다 보니 돈 쓸 곳도 없고 오로지 인터넷 비용 하나만 지불하면서 돈을 모아서 시작된 세계 여행. 중간중간 돈이 떨어지면 돈을 벌어서 또 여행을 계속하는것..영화의 한 장면 같은 일을 박웅이라는 친구가 해나간 것이다.

 

보통 여행을 한다고 하면 여행지에서 본 아름다운 광경에 대해서 읊고 어떻게 여행지를 가야 좋은지에 대해서 쓰는게 보통이다. 우리도 일정정도의 목적을 가지고 여행서를 읽기에 여행지에 대한 정보가 많은 책을 고른다. 그러나 이 책을 저자 박웅을 통해서 젊은 여행자의 눈으로 본 세계, 그리고 그 무엇에도 국한되지 않고 떠나는 여행의 자유로움을 그저 느낄 뿐이다.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면..

의외였다. 쿠바를 서슴없이 말하는 그,

이미 무상교육과 무상의료의 천국이라고 하는 쿠바.

그러나 우리에게는 너무도 멀고 낯설고 조금은 무서운 나라로 인식되는데 그곳에서 저자 박웅이 느낀 것은 편안함이었는가 보다.

 

내가 읽었던 웬만한  여행에세이 중에서 가장 이야기가 많이 담긴 책으로 손꼽을 만하다.

젊은 친구, 소설가가 되고자 하는 그의 열망도 담겨서 그런지 세상을 보고 배우고 느낀 것에 대해서 풀어가는 능력이 대단하다. 일반적인 것이 아니라 스쳐지나갈 만한 것에 대한 고찰, 그리고  소소한 것에 대해서 바라보는 이방인의 시선도 어색하거나 작위적이지 않아서 좋았다.

 

한국 땅을 밟으면서 환한 미소를 짓고 있던 모습과 책표지에서 보였던 마추픽추를 바라보던 그 모습이 참 오래 기억에 남는다. 대입에 매진하는 아이들도 그들만의 열정으로 인생을 나아가고 있지만 이렇게 또 다른 모습으로 생의 한 부분을 채워가고 있는 모습이 멋져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개인적으로 세상에 대한 경험을 늘리고 늘려서 머지않아 박웅 군의 소설을 만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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