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강물의 실체를 밝히는 당찬 소녀의 취재기>
주말에 오랜만에 인사동에 나들이를 갔다. 날은 더워도 일이 있어서 남편과 함께 일을 보고 인사동 길을 걷는데 정말 더워도 너무 덥더라.
그런데 그런 더위 속에서 청소년들이 거리에서 서명운동을 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서명주제는 위안부문제 진상규명에 대한 것이었는데 모두가
느끼는 문제에 대해서 직접 거리로 나선 사람들이 다름 아닌 청소년이라는 사실에 가슴이 뭉클했다.
우리나라에서 청소년들은 대입만을 위해서 달리는 경주마처럼 여겨질 때가 있다. 아이들 스스로 그렇게 되기 보다는 주위에 의해서 말이다. 다른
것은 보지 않고 앞만 보면서 달리는 아이들. 그러나 그걸한 인식도 바라보는 어른들의 편견일 수도 있다. 아이들은 나름대로 사고하고 고민하고
진실을 위해서 이렇게 목소리도 내니 말이다.
이렇게 거창하게 서두를 꺼낸 것은 바로 얼마전에 읽은 푸른숲 주니어의 <위험한 강물>이라는 작품 때문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14살 소녀 에밀리다. 14살짜리면 세상 두려울 게 없는 한창 마음대로 홝개치는 청소년이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데 이 책 속의 주인공은 제 나이
또래의 성장 갈등도 겪으면서 또 한가지 아주 특별한 일을 겪게 된다.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의 강에서 어느날 집단 폐사를 하게 된 물고기를 보면서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우연한 기회에 선생님의 권유로
학교 신문반에 들어가서 기사를 쓰게 된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단짝 친구였던 리앤이 새로운 부자 친구 신시아와 친해지면서 배신아닌 배신도 겪게
되면서 성장통도 겪게 된다. 그러나 신문반의 새로운 친구 매리를 통해서 처음으로 취재하는 물고기 떼죽음에 대한 기사 취재에 열을 올리게
된다.
14살짜기 아이가 하면 뭘 하겠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때묻지 않은 아이들이기에 훨씬 진실을 보는 눈이 밝고 거짓을 말할 줄 모른다.
물고기 떼죽음이 별거 아닌 듯하게 말하던 일부 어른들이 자신의 몇마디 취재의 말에 크게 반응하는 것을 보면서 부조리한 현실에 대해서 눈을 뜨게
되기도 하고 자신이 밝히려는 진실의 대상이 자신의 반친구인 신시아의 아버지 회사일 수도 있기 때문에 갈등도 겪고 혹은 그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일자리까지 걱정하게 되기까지 한다.
이상하다고 생각한 강물의 오염에 수많은 진실이 숨어 있다는 것을 14살 소녀는 취재를 하면서 알게 된다. 그러면서 세상을 향해 새로운
성장을 하게 되는 것이다. 친구와의 갈등만이 전부일 것 같던 한 소녀가 친구를 떠나보내는 대신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 것, 그리고 세상의 좀더
넓은 눈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을 동시에 배우게 된다고 할까?
어려서 아무것도 못 할것 같은 나이이지만 오히려 어른들보다 훨씬 더 마땅한 진실을 바로 바라보고 진실을 알리는 행동을 더 서슴없이 해 나갈
수 있는 나이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인사동에서 만났떤 그 아이들도 이 작품 속에서 만난 에밀리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