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여행과 환경이 맞물린 특별한 이야기>
제목만 봐도 시간여행이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는 이야기구나 하는 감이 온다. 2120년에서 친구가 왔다면 적어도 지금으로부터 100년도 넘는
미래에서 왔다는 것이다. 제목만 보고 시간여행이라는 설정만 갖고 본다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박진감 넘치는 시간여행을 꿈꾸면서 유행하는 판타지
소설을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책장을 열고 조금만 읽다 보면 예상과는 완전히 다른 여행이 펼쳐진다는 사실에 조금은 당황하게 된다.
그동안 환경에 대한 문제를 다룬 책을 여럿 봤는데 이번같은 설정과 전개는 조금 특이했다. 그동안 읽었던 책에서는 미래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미래 사회가 안고 있는 환경문제를 간접적으로 느끼게 하며서 현실에서 그러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필요성을 느끼게 해주는게 보통이었다. 이 소설의
경우는 100년이라는 먼 미래의 사람들이 현재로 시간여행을 오면서 펼쳐지는 모험담을 통해서 소설적 재미도 주면서 미래 환경에 대한 경각심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선 미래 사회에서는 더 이상 숲도 동물도 바다도 볼 수 없는 곳이라고 규정되어 있다. 그곳에서 사람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캡슐과도 같은
세상에서 갇혀 사는 것과 같다. 이들이 누리고 있는 과학의 혜택을 통해서 오히려 지금 현재 우리가 누리는 자연환경을 엿보기 위해서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이러한 설정이 얼마나 섬뜩한지 모른다. 심지어 한여름에 괴롭히는 모기나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에 늘 있는 바퀴벌레조차
살지 못하는 미래라니.. 그 속에서 누릴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두려워진다.
여하튼 가족들과 과거의 야생동물을 보기 위해서 시간 여행을 떠난 요하난이 2020년의 과거에서 겪게 되는 특별한 이야기를 다룬다. 시간여행
안내자를 통해서 시간 여행을 하면서 지켜야 하는 규칙을 언급받게 되는 때에는 묘한 긴장감을 느끼게 된다. 분명 이러한 규정을 지키지 않아서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과거나 현재나 미래나 호기심이 왕성한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환경에서의 돌발사건은 늘 필수가 된다. 규정을 어기고 과거의
소년과 이야기를 나누게 된 요하난. 그로 인해서 누군가의 추적을 받게 되는데 구 추적자의 신분 또한 예상 밖이다. 미래의 환경 때문에 미래에서
온 사람을 통해서 해결책을 얻고자 하는 과학자라니..미래와 현재인 듯한 과거가 교차되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가 어디를 향해 가는가 하는
생각을 동시에 해보게 된다. 아이들을 통해서 각자 처한 위치에서 따로이 행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미래나 과거나 아닌 지금 할 수 있는 지금
행동해야 한다는 마지막 대사가 유독 가슴에 남는다.
독일 소설을 많이 읽어보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설정의 특이함과 삽화의 낯설음이 오히려 이야기에 신비감을 더해주지 않을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