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잔의 칼럼 - 남무성, 볼륨 줄이고 세상과 소통하기
남무성 글.그림 / 북폴리오 / 2016년 8월
평점 :
품절


[시원한 레몬에이드 같은 음악과 일상의 이야기]

 

 

한잔의 칼럼...제목 속에서 오랜만에 여유를 느끼게 되네요. 올 여름 너무 더워서 사람과 사물 모두 혀를 한치는 내놓고 힘들어 하는 듯해요. 그런 즈음에 만나게 된 한잔의 칼럼은 음악과 일상, 그리고 소소한 삶에 대한 단상을 그린 책이랍니다.

 

 

 학창시절 보통 가요에 푹 빠져서 지내게 되는데 고등학교 때 만난 친구 덕분에 팝송을 참 많이 들었어요. 공책 하나를 알파벳 순으로 가수나 밴드 이름을 적고 노래 제목을 쭉 적어놓았던 기억도 나네요. 당시만 해도 좋아하는 노래가 있으면 라디오에서 잘 들고 있다가 공테이프에 녹음을 하던가 혹은 복사를 해주는 곳을 찾아가서 목록을 적고 좋아하는 노래 테이프를 만드는게 다였죠. 그런  테이프 하나 있으면 세상을 다 얻은 듯 그랬는데 지금은 스마트폰에 버튼만 누르면 좋아하는 노래를 언제든 들을 수 있는 참 좋은 세상이 되었네요.

 

재즈전문가 남무성님의 칼럼을 읽은 적은 많지 않지만 <Paint it rock>이라는 작품을 보고 싶어서 기억하던 분이랍니다. 재즈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얼마전 쳇베이커를 다룬 <본 투비 블루>라는 작품을 통해서 재즈에 대한 관심이 조금 들었답니다. 덕분에 유명하다는 my funny valentine을 담아서 한동안 듣기도 했네요.

 

 

남무성 평론가의 <한잔의 칼럼>은 재즈에 대한 어려운 비평이나 음악사를 다루고 있지 않답니다. 본인의 인생에서 있었던 소소한 이야기, 음악과 연관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 세상과 소통했던 이야기를 가볍게 다루고 있답니다.

 

초반에 에릭크랩튼이 등장해서 좋아라 읽었더니 그 유명한 명곡 '레일라'의 탄생비화를 듣게 되더라구요. 제목만 보고 신랑은 비틀즈의 조지 해리슨이 에릭 크랩튼의 처를 가로챘다고 하는데 읽어보니 반대더라구요. 오히려 에릭 클랩튼이 조지 해리슨의 아내와 불륜 관계였더라구요. 이 즈음 그 유명한 '레일라'가 만들어졌구요. 명곡과 얽힌 이야기를 들으면 어떤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들을 때가 온갖 상상을 하면서 더 아름다울 때가 있기는 하네요.

 

 

 얼마전에 봤던 영화 <본투비 블루>의 쳇 베이커도 영화 내내 마약에 빠져서 다시 제기하기 위해 애쓰지만 결국 마약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마지막을 봤죠. 책에서 보니 그의 마지막은 더 비참하더군요. 암스테르담 호텔에서 의문의 추락사를 했다는데 그의 죽음과 스타의 죽음에 대한 스토리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더군요.

 

 

정말 오랜만에 텔레비전 앞에 앉아서 방송하는 시간을 기다리게 만들었던 응팔에 대한 저자의 소소한 생각도 담겨 있답니다. 저자처럼 응팔 속의 흘러간 시간을 잠시나마 함께 하면서 과거의 향수에 젖고 그 시절에 유행했던 감수성에 충만했던 그때의 나를 매료시켰던 음악을 들으면서 추억의 눈물도 짓게 되더라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냐고 하면 아니라고 대답하는 건 나도 마찬가지랍니다. 과거에 대한 향수, 그것도 현재에 누릴 수 있는 특권 중의 하나인 듯해요.

 

책을 읽는 중간에 만난 만화컷은 반가움 그 자체였답니다. 매번 이야기를 풀어나갈 때 제목 아래 실린 한 컷의 그림을 보면서 정말 잘 그린다...고 생각했는데 만화를 보니 작가가 정말 재주꾼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나가는 능려도 있고 이른 그림이나 만화로 풀어내는 재주도 있고...

글의 마지막 이야기가 '나도 조영남처럼 살고 싶다'였죠. 재주 많은 조영남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그 재주가 사람들로 부터 칭찬을 받는데 본인은 그렇지 않다는 푸념으로 들렸는데 결코 아닌듯 하네요. 이렇게 남무성 평론가의 책을 찾아 있는 독자가 있고 당신의 재주에 감탄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말이에요^^

 

더운 여름 부담없이 읽었던 남무성 평론가의 <한잔의 칼럼>, 얼음 동동 띄운 시원한 레몬에이드 한 잔을 마신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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