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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타 소녀와 좀비 소년 ㅣ 라임 청소년 문학 18
김영리 지음 / 라임 / 2016년 1월
평점 :
<가장 어두운 곳에서 빛을 향해 가는 아이들>
라임에서 그동안 봐온 청소년 소설이 꽤 되는데 이번 책은 표지와 제목이 정말 마음에 든다. 내용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표지의 소년과 소녀가 눈에 확 들어왔다. 불량스러워 보이는 소년과 다리 하쪽에 의족을 하고 있지만 달리기 선수를 연상하게 하는 소녀의 모습 ,그리고 이 둘을 가리쳐 치타 소녀와 좀비 소년이라고 부르는 듯 제목이 인상적이었다. 보기도 전에 가슴 설레게 하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물론 제목만으도로 이들의 인생이 순탄지 않음을 감지하기는 했지만 책을 읽으면서 이들이 받는 고통이 너무도 강해서 헉 하고 숨을 쉴때가 생기더라. 그동안 라임에서 다룬 청소년 소설 중에 외국 소설의 경우는 우리나라 실정으로는 상상이 안가는 고통을 받는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종종 있었다. 전쟁, 노동착취, 인권탄압, 가정폭행 등등... 국내 작가의 작품이기에 우리 현실에 맞는 고민이 대두하겠구나 기대를 했는데 솔직히 전혀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대두되어서 당황하기도 했다.
집에서 뛰쳐나와 매값을 받고 10분동안 죽도록 맞는 걸 생활화 하는 태범이라는 소년이 있다. 노숙자들에게 전제산을 받고 그들의 분이 풀릴 때까지 매를 맞는다지만 전제산이라고 해야 고작 몇천원,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풀리지 않는 마음에 자신의 몸을 혹사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세상과 차단하듯 엠피쓰리를 귀에 꽂고 생활하는 태범에게는 과연 어떤 일이 있었을까? 또한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고 때때로 찾아오는 극심한 고통에 자신의 몸에 상처를 내고 길거리 차에 상처를 내면서 다니는 수리. 이 둘의 관계는 어떤 것일까?
소설 모든 시점은 수리와 태범에에 맞춰져 있다. 이들이 의지하고 싶은 어른은 부재하는 듯한 느낌이다. 그도 그럴 것이 수리의 다리를 앗아간 뺑소니범도 태범의 가족에게 보복 살인을 한 사람도 모두 어른들이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아이들은 그들이 갖고 있던 모든 것이 달라져 버렸다. 그리고 지금 그들은 아이들 인생에서 어느 것도 함께 하지 못하고 있다.
교통사고와 보복살인이라는 예상치 못한 이야기. 그리고 그 속에서 자신의 학대하고 살아가는 아이들. 그러나 사실 이 아이들이 원한 것은 평범한 삶이었다. 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은 마음, 그리고 남아있는 엄마와 아빠가 자신들의 곁에 함께 머물기를 바라는 것뿐이다.
태범이 수리를 찾아와서 수리의 고통스러운 모습을 보면서 수리 곁을 맴돌게 된다. 그리고 수리 역시 자신에게 상처를 준, 그러나 자신으로 인해 가족을 잃은 태범의 실체를 알면서 태범 곁을 멤돌게 된다. 그리고 서로를 위해서 달리고 달려주고 함께 상처를 보듬어줄 수 있는 마음을 열게 된다. 어찌보면 어른들보다 훨씬 낫다. 죽고 싶을 만큼 아프고 아파도 일어서 내일을 향해 걸어가는 아이들의 모습에 눈물이 날 정도이다.
김영리 작가. 처음 만난 작가인데 [나는 랄라랜드로 간다]로 푸른문학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특이한 제목때문에 도서관에서 본 기억이 나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서 작가의 전작까지 만나고 싶어진다. 사람과 인생에 대한 진지한 작가의 시선때문에 주목할 만한 작가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