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모른 척해 줘 라임 청소년 문학 17
A. S. 킹 지음, 전경화 옮김 / 라임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모른척 해야 해달라는 그 말의 의미는 뭘까?>

 

책제목을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그랬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10대 소녀가 제발 모른척 해달라고 하는 것은 뭘까? 어찌보면 날 그냥 내버려둬 달라고 하는 듯도 하고 오히려 반대로 역설적으로 모른척 해달라고 하는 듯도 하고 말이다. 아마 현실에서는 전자인 경우가 훨씬 많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방황과 갈등을 겪으면서 현실 앞에서 예민한 때를 거치는 시기 중의 하나인 청소년기. 어른도 아이도 아닌 중간에서 알을 깨는 아픔을 겪는 시기가 이때가 아닌가 싶다. 이번 소설의 주인공인 베라와 찰리는 어린시절부터 우정을 나눈 둘도 없는 이웃의 친구들이다. 그러나 첫 순간부터 이들의 관계가 결코 행복하지 않다는 걸 감지하게 된다.바로 찰리의 장례식으로 이야기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 과연 어떤 일이 있었길래 10대 소년의 죽음을 우리는 접해야 하고 이 죽음 앞에서 찰리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진실을 말해달라는 수많은 찰리를 만나게 되는 베라를 봐야 하는 걸까?

 

베라나 찰리의 가정은 그리 완만하지 않다. 베라는 12살이 되던 때에 엄마가 가출을 하고 아빠와 단 둘이 살고 있다. 너무 어린 나이에 아이를 갖고 엄마가 되버린 엄마의 삶을 알기에 베라는 엄마처럼 되지 않으려고 애쓴다. 물론 아빠 역시 그렇게 되지 않게 하려고 애쓴다. 그러나 이 둘 사이에는 뭔가 불협화음이 있다. 이미 드러난 문제를 외면하고 회피하는 것이다. 둘 사이에 사라지지 않은 엄마라는 존재를 애써 부인하면서 입에 올리지 않지만 이 둘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이웃에 살고 있는 찰리네 가정은 좀더 심하다. 동네가 떠나가도록 매번 맞고 사는 찰리의 엄마. 이런 부모의 모습을 보면서 찰리는 더 이상 행복한 가정을 꿈꾸지 않는다. 찰리는 나무 집 위에서 자신만의 세상을 꿈꾼다. 그러나 찰리는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한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택하기도 한다. 담배를 손에서 내려놓지 않고 술도 마시고...

 

절친인 찰리와의 관계에서 이미 예상되는 거짓말로 틀어져버렸지만 베라는 늘 찰리는 신뢰하고 가장 아끼는 벗으로 생각한다. 그런 찰리가 죽음을 맞이하게 된 이유가 뭘까에 대해서 책을 읽는 내내 궁금하고 그 진실을 베라가 말할 수 있을까 긴장하면서 읽게 된다. 늘 문제에 대해서 모른척 하라던 아빠의 말대신 그 문제 속으로 뛰어 들어 찰리의 문제에 대한 진실을 결국 털어놓은 베가가 정말 대견하다. 혼자 내적인 갈등을 하면서 결국 자신도 한순간 내려놓으면 엄마처럼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조마조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수많은 찰리의 환영 속에서 심리적 갈등과 고통을 당하는 모습도 너무 안타깝고 인상적이었다.

 

우리네 현실과는 참 다른 면이 많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청소년은 대학과 학업에만 길들여지고 이로 인한 갈등이 가장 먼저인 경우가 많으니 말이다. 그래도 말하지 않은 수 많은 삶의 고민들을 이 소설을 통해서 살짝 엿보게 된다. 무엇보다 제발 모른척 해달라고 하는 말속에는 나를 내버려두라는 의미보다 자신의 고민을 들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더 강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