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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의 아이 ㅣ 라임 청소년 문학 12
은이결 지음 / 라임 / 2015년 3월
평점 :
<사진검을 둘러싼 세 아이의 운명>
역사를 공부하면서 학창시절 선생님들께 들었던 이야기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게 있다면 우리가 중국을 사대했지만 중국의 문물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무엇이든 우리화 해서 받아들이는 독창성을 지녔다는 점이다. 늘 강조된 그 점을 들으면서 우리민족은 독창성을 지닌 민족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우리보다 큰 중국의 영향하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는 것을 함께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중국에 비해 오랜왕조를 유지했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리적인 영향으로 다른나라의 침략을 많이 받은 편이다. 조선 시대의 호란과 임란같은
양란을 겪으면서 사회구조 자체가 달라졌으니 말이다.
이 소설은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청의 침략을 받아 피폐해진 나라에서 국운을 되찾기 위해 만들고자 하는 사진검을 둘러싼 이야기이다.
사진검..사실 처음 들어보았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사진검보다는 사인검을 많이 이야기한다. 년월일시가 모두 인인 때 만든 검이 국운을 지키게
해준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사인검을 차지하기 위한 갖가지 소설이 나오기도 한다. 그런데 이 소설에서는 사인이 아닌 사진검을 다룬다.
용을 뜻하는 진은 우리나라가 아닌 중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고 우리는 그 다음인 호랑이 인을 사용했는데 말이다. 호란을 겪고 임금이
삼배고두례를 하는 수치를 겪으면서 더 센 기운을 얻고자 사인검을 제작하려고 한 것이다.
그 검을 둘러싼 비운의 세 아이가 등장한다. 어미와 아비를 잃고 누이마저 청에 끌려가 무수막에서 다시 되돌아올 누이를 한없이 기다리는
부칠, 자신의 출생은 모르지만 최부사의 보살핌을 받으면서 아씨의 수발을 들고 지내는 행이, 그리고 행이의 쌍둥이 동생임을 모른채 홀홀 단신 지낸
만우. 이 세 아이의 운명은 당시 혼란한 시대를 살던 민초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들 외에도 당시의 사회상이 잘 드러나서 있다. 청에
끌려갔던 여인 중에 다시 되돌아 온 여인들은 살아 돌아옴에 환영을 받기 보다는 더럽혀진 몸을 가지고 살아 온데 대해서 질타를 당한다. 이들이
고향으로 되돌아온 환향녀. 후에 이 단어는 화냥년이라는 어휘로 바뀌게 된다.
어렵게 사는 민초들에 비해서 지배층은 엉뚱한 곳에 정성을 기울이니 답답하기만 하다. 사진검을 기운을 받기 위해 년월일시가 진인 때 태어난
아이를 검을 제작하는데 산 재물로 바치려 하니 말이다. 그런 이들의 헛된 야욕이 결국 행이가 아닌 다른 여인을 산재물로 바치는 끔찍한 결말을
가지고 온다. 그럼 그 세아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마지막 이 세아이들의 행보를 보면서 무력하고 안이한 비운의 시대에 살던 민초의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청소년 소설이라고 하지만 어른들이 읽어도 좋을 만큼 구성이 탄탄하고 시대적 분위기도 잘 담고 있는 듯하다. 개개인에 국한된 것을 포함해
당시의 시대상을 잘 담고 있어서 흥미롭게 읽었다. 작가의 다른 작품이 궁금해질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