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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마이너스
손아람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12월
평점 :
<지나간 10년대 대한 기록같은 소설>
'소수의견'이라는 작품으로 유명해진 작가가 바로 손아람이었단다. 얼핏 들은 영화계의 소식으로 용산참사를 다룬 소설을 영화화 했으나 2년
넘게 상영관을 찾지 못한 문제작으로 거론된 것을 알고 있다. 그 원작이 바로 손아람 작가의 작품이었다니 이렇게 만나게도 되는구나 싶다.
제목에서 말하는 이 마이너스는 f라는 낙제 점수 대신 가까스로 얻은 학점이라고 해야 할까 싶다. 그런 학점을 받을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이야기이다.
주인공인 태의는 작가의 분신처럼 느껴진다. 자신의 이야기인 듯 아닌 듯 그렇게 시대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 것이 작가의 의도가 아닌가
싶다. 태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서울 대학교의 미학과에 대니는 학생이다. 미학과에 다니면 도대체 뭘 공부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단다. 태의
역시 자신이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 늘 고민했으려나? 그의 관심은 대단한 결의를 다진 것은 아니었지만 자연스럽게 사회와 학생운동으로
향한다.
이 소설에서 태의와 대학에서 만난 인물들을 통해서 1997년부터 2007년까지의 10년을 다룬다. 왜 하필 이 시점일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책의 말미에서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해서 김대중 대통령 당선 때부터 이명박 대통령 당선때까지를 다룬다. 우리가 말하는 여당이 아닌 야당이
정권을 잡았던 그 10년을 다룬 것이다.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 많은 것이 변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사회의 문제는 달라지지 않는다. 그 변화의 흐름 속에 인물들이 존재한다. 여성평등을
주장하고 학생운동을 열심히 하던 이들은 10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다음 평범하게 남편을 위해 요리를 배우거나 대기업에 취업을 하거나 법을 다루는
인물이 되어 있다. 그들의 삶은 그다지 비주류는 아니었다. 마치 우리가 학창 시절 학생운동을 열심히 하는 선배가 결국 졸업을 한 후에 사회속에
적응해가는 모습을 대하는 것과 그리 다르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삶에서 차지하던 젊은날을 헛되다거나 무의미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과정에서 알아가고 배워가고
그러면서 변해가는 부분들이 있었을테니 말이다. 얼마전 <국제시장>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우리 아버지 세대가 거쳤을 경제적인 변화 과정과
사회적 변화를 물 흐르듯 구경하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는데 이 작품 역시 작품 속에 담긴 사회적 사건들이 개인이 아닌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데 공감하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는데 너무 익숙한 이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시대의 기록을 통해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 되묻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