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너편 섬
이경자 지음 / 자음과모음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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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인생을 거쳐 살아온 그대에게>

 

그저 책을 읽다보니 수많은 인생을 거쳐 살아온 이 땅의 엄마와 여성들의 이야기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살고 있는 것도 아니고 구지 건너편 섬이라고 하는데에 동감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아마도 내 나이가 한창 패기에 넘치는 10대나 20대가 아닌 40대의 중년이기에 가능한 것도 같다.

 

사실 작가의 작품은 처음 대한다. 그동안 독서를 한다고 해도 국내 작가들 가운데 만나보지 못한 작가가 너무도 많다. 이번에 처음 만나게 된 이경자 작가의 [건너편 섬]에 대한 첫 느낌은  사실 신선하지는 않았다. 책표지나 제목, 혹은 패미니스트 작가라는 말에 통속적인 소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먼저 떠올랐다. 그러나 작품을 읽으면서 작가의 연륜만큼 들려주는 이야기의 다양성과 관조적인 느낌에 물 흐르듯이 그렇게 읽을 수 있었다.

 

 

작가가 한동안 외국에서 생활했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작가는 한국이라는 땅에서 떠난 이들의 삶을 놓치지 않고 바라보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양공주가 되어서 미국에서 살면서 다시 자식을 만날 날을 기다리는 여인, 아니 어머니의 모습을 첫작품에서 대하면서 약간 충격을 받았다. 사실 요즘에는 신세대 작가들의 작품은 현 시대의 모습을 담았기에 나 역시 그에 익숙해 있었다. 처음 중고등학교 때 읽었던 시대의 문제를 지금은 거의 잊고 있었는데 그 문제들을 다시 들추어 만난 느낌도 들었다. 

 

이제는 통일이나 남북이산가족을 말하기에는 공감대 형성이 점점 멀어져 가는 것 또한 시대의 흐름을 무시할 수가 없다. 이산이라는 아픔을 겪는 실직적인 세대가 나이들고 사라져 가면서 그 후손들은 한 다리 건너서 직접적인 아픔을 느낄 수가 없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그런 우리들에게 잊고 있었던 가족의 문제를 다시금 짚어주는 작품은 읽으면서 가슴이 먹먹해짐을 느꼈다. 맞아 이런 사람들이 있었는데 나는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이들의 삶도 다 잊고 있었구나..하면서 말이다.

 

소설은 대개 현시대를 다루는게 보통이지만, 소설이기에 가능한 진짜 이유는 겪어 보지 못한 많은 이들의 삶을 만나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작품들은 모두 시대에서 한 걸음 뒤로 걸으면서 지난 날들의 아픔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한번씩 더 만난 느낌이다. 그리고 마지막 작품이자 이 작품의 제목이 되는 작품에서는 나이듦과 어미로써 갖는 당연한 외로움이 가슴을 지긋이 누르더라. 예전에 머리로 알던 삶이 이제 내가 나이 듦으로 인해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와 닿는 느낌이랄까?

 

수많은 인생을  삶아온 이 시대의 어머니와 여자들의 삶을 꼭꼭 밟아서 건너편 섬으로 향한다. 우리의 인생이 그러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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