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2084 라임 틴틴 스쿨 1
요슈타인 가아더 지음, 박종대 옮김 / 라임 / 201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미래의 환경은 결국 현재의 몫>

 

표지와 제목을 보면서는 단순한 sf소설이라고 생각했다. 먼 미래를 다루고 지금과는 다른 환경에서 뭔가 벌어진다면 대다수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내 예상과 달리 이 이야기는 미래를 다루는 것은 맞지만 현재와의 연관성을 깊게 살린 소설이며 현재와 미래의 연동속에서 우려되는 미래의 환경에 대해 다룬 작품이다.  sf냄새를 풍기는 환경소설이라고 하면 되려나?

 

사실 작품을 읽는 초반에는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지 조금 혼동되었다. 말하는 화자는 달라지는데 번갈아 교차되는 시점과 시대가 달랐기 때문이다. 조금 더 읽다보면 그 화자가 현재의 인물과 미래의 인물이 교차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고 이 인물들은 관계가 전혀 없는 인물이 아니라 서로에게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는 인물임을 알 수 있다.

 

현재 시점에서 주인공은 16살에서 17살이 되는 소녀 노라이다. 인형의 집의 노라를 연상시키는 똑같은 이름. 인형의 집에서 노라가 기존의 관습을 깨고자 한 인물이라면 이 작품에서 노라는 현재의 사람들에게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깨우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미래 시점의 주인공은 재미있게도 노라의 증손녀인 노바이다. 미래에서도 할머니가 된 노라가 등장하지만 전적으로 노바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된다. 똑같은 또래의 아이들이 자기가 살고 있는 시대를 묵묵히 보여주고 고민하는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는 것이다.

 

현재의 노라는 환경이 변화하는 모습을 하나씩 느껴가고 환경의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고민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이 얼마나 절실히 필요한가는 단계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미래의 노바는 사실 독자 입장에서 더 집중해서 읽게 되는 파트였다. 2084년의 지구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준다. 기후변화로 인해 사막화는 물론이고 전쟁이 아닌 기후 때문에 이동하는 난민이  생긴다는 설정은 예상밖이라서 더욱 충격적이었다. 자동차를 타고 비행기를 타고 그리고 제트기를 타면서 문명의 이기를 누리던 사람들이 결국 모두 모든 것이  사라진 문명 이전의 세계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는 설정은 지금 모든 것을 누리는 우리들에게 보여주는 미래의 경고이기도 하다.

 

현재와 미래를 오가는 독특한 구성이 돋보이고 증조할머니, 곧 현재의 노라가 준 진홍빛의 루비 반지가 소원을 들어주는 반지로 설정되는 연결고리가 소설적인 흥미를 더한다. 소설적인 재미를 다른 소설과 비교하기 보다는 환경소설로 이러한 독특한 구성과 설정으로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신선했다. 작품을 읽다 보면 작가는 환경문제에 대해서 정말 조사를 많이 했구나 싶은 대목이 다수 등장한다. 마치 환경에 대한 인문학서적을 읽는 듯한 부분도 있다. 그러나 그만큰 관심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통계나 철학이 의미 있게 전달되리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인상적인 한 부분을 말하자면 윤리학의 중요한 황금률이라 불리는 '상호성의 원칙'에 대한 기술이다. 남이 나에게 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역으로 나 역시 남에게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와 미래는 단절된 것이 아니고 상호 연동된 것이기에 우리는 이 상호성의 원칙에 의해 미래의 사회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