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품은 맛있다
강지영 지음 / 네오북스 / 201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현실과 꿈, 욕망의 경계>

 

 

 

요즘 핸드폰이나 컴퓨터를 이용해서 소설이나 웹툰을 보는  사람들이 참 많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또 다른 문화의 일면이다. 나 같은 경우는 책은 종이책으로 봐야 직성이 풀리는 편이라서 웹툰이나 웹소설에는 전혀 문외한이나 다름 없다. 근래에는 웹에서 인기 있는 만화나 소설이 영화화 되거나 종이활자화 되어서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과거의 경향과는 반대라고 할 수 있으려나. 여하튼 이번에 읽게 된 <하품은 맛있다>도 웹상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장르소설이라고 해서 관심이 갔다.

 

나와 또 다른 내가 공종하는 듯한 표지부터 인상적이다 빨간 배경에 빨간 원피스를 입고 얼굴은 드러나지 않은 모습이 상하로 보이는 표지로부터 이 소설의 암시가 시작된다. 소설을 읽고 나면 표지 작업을 참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여하튼 소설의 주인공 이경은 참 특별한 일을 하는 학생이다. 아버지의 병원비를 위해서 아버지가 하던 일을 대신 하게 되는 이경. 그녀가 하는 일은 일상에서 도저히 찾아 볼 수  없는 특이하고 힘든 일이다. 살해현장에서 그 모든 것을 뒤치닥거리하는 특수청소라니.. 설정 자체부터 참으로 독특하다. 역겨운 냄새와 살떨리는 공포를 뒤로 하고서라도 이 일을 해야할 만큼 이경의 경제적 상황은 비참하기 그지없다. 더군다나 이런 일을 전전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스스로 못났다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외모는 그 비참함을 더하게 만든다.

 

자신과 비슷한 또래이나 자신과는 전혀 다른 외모를 지닌 다운 이라는 인물의 살해현장을 청소한 다음부터 그녀의 꿈에는 또 다른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내가 아닌 또 다른 나의 등장, 그것은 꿈을 통해 이루어진다. 현실에서 불가능한 일의 연결고리가 되는데 곧잘 사용되는 꿈의 통로. 그 통로를 통해서 이경은 다운이 되고 다운은 이경이 되는 현실과 꿈이 분리되지 않는 묘한 경험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이 시점에서 독자들은 단순히 살해현장을 치웠기 때문에 그녀에게 이런 일일 생기리라는 짐작은 하지 않는다. 그녀과 죽은 다운에게 특별한 뭔가가 있음을 감지하게 된다. 바로 그 시점이 이 소설을 읽으면서 경악하게 되고 예상하지 못했던 숨가쁜 인간의 욕망과 나락을 경험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경은 누구이고 다운은 누구인가? 그리고 과거와 현재. 미래의 나는 누구인가를 풀고 대답하는 것은 독자의 몫일 것이다. 작가가 준 것에 만족하지 않고 그러한 인물을 창출할 수 밖에 없는 현실과 우리 내면의 문제를 맞닥트리게 하는 것이 작가의 필력이 아닌가 싶다.

 

사실 그동안 웹소설과 같은 장르 소설은 무척 감각적이고 단순한 것이 아닌가 하는 편견을 갖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진중함의 무게가 덜하다는 편견과는 달리 작품 구성의 치밀함과 긴박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현실에서 꿈꾸는 우리의 이상이 과연 이상이고 꿈인지 혹은 욕망인지 그 모든것에 대해서 고민하게 만드는 탄력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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