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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기와 ㅣ 마음이 자라는 나무 36
차오원쉬엔 지음, 전수정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3년 8월
평점 :
<린빙을 통해 본 중국 소년 성장기>
중국작가의 작품을 많이 읽어보지 못한 터라 작가의 이름부터가 낯설다. 읽지는 않았어도 흐름은 대강 알고 있었다. 과거 영미 소설권을 벗어나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하던 동양권 작품은 아무래도 일본 작품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지 않았나 싶다. 지금 일본 작가의 작품도 많이 소개되지만 눈에 두드러지는 것은 중국 작가의 작품이 쏟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청소년 소설에서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차오원쉬엔이라는 작가는 이미 적지 않은 작품이 한국에 소개된 듯하다. <까만기와>의 연작인 듯 보이는 <빨간 대문>, <빨간 기와>를 비롯해서 <사춘기> 외의 다수가 익숙한 제목이다. <까만기와>에는 고등학교 시절이 주로 다루어진다면 비슷한 등장인물들의 초등학교 시절은 <빨간 대문>중학교 시절은 <빨간 기와>에서 다루어지고 있는가 보다. 전작을 읽지 못해 아쉽지만 이 작품과의 첫대면으로도 충분히 작가의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첫느낌은 비슷하지만 낯설음이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문화권이지만 중국은 또 다른 역사를 지니고 있는 곳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마오쩌뚱이 이끄는 문화대혁명의 시기와 맞물리면서 권력을 잡으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의 대립이 빈번하고 그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는 주인공의 모습이 그려진다. 첫이야기부터 탕원푸와 두창밍이라는 두 인물이 권력을 잡으려는 과정이 그려진다. 당시의 상황을 모르니 그 과정에서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다소 있지만 변화하는 시기에 주인공 린빙을 둘러싼 주위의 반응은 충분히 감지된다.
학생에게 선생님은 어떤 존재일까? 지금이야 많이 다르지만 과거 우리에게 선생님은 그림자도 밟을 수 없는 고귀하고 높은 존재였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교사들은 교사가 되는 과정이 조금은 달라서 유심히 보았다. 학벌이 좋고 집이 좋아서 교사가 되기 보다 하나라도 더 가르쳐줄 자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교사가 되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까만 기와를 만든 왕루만 교장이나 린빙을 까만학교에 추천한 탕원푸 등등.
중심 사건이 있다기 보다 린빙의 성장과정을 통해서 소년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경험들이 이 책의 주를 이루고 있다. 첫사랑의 가슴앓이도 하고 자신의 글재주를 알아봐주는 여선생님을 애틋하게 바라보기도 하고 젊은 치기에 싸움도 하고...그리고 재미난 것은 자신이 바라보는 주변인들의 이야기가 화수분같이 쏟아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린빙의 성장과정에 무엇을 남겼는가?라고 한다면 그것은 우리는 성장과정에서 무엇을 지나쳐왔는가?라는 물음과 같을게다. 때로는 나와 상관이 없는 듯하지만 수많은 일들을 바라보기도 하고 경험하기도 하면서 성장하기 때문이다. 마지막 순간 입대를 위해 떠나는친구와 그의 손에 남겨진 첫사랑의 러브레터에 미소짓게 되는 것은 서로가 달라도 성장하는 과정에 대한 이해와 애틋한 그리움 때문이 아닌가 싶다.
너무 많은 것을 알려주거나 뇌리에 남는 주제를 주기 위한 필력이 난무하는 글보다 이런 글이 잔잔한 감동을 주는 것에는 모두 이유가 있는 듯하다. 예전에 읽었던 시모무라 고진의 <지로이야기>가 문득문득 떠올랐다. 하나는 중국이 하나는 일본이 배경이지만 두 주인공 모두 성장한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