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의 탄생
이재익 지음 / 네오픽션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스릴러 보다는 감각적 읽기에 만족]

 

이재익이라는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우연한 기회에 읽게 된 <41>이라는 작품을 통해서였다. 단순한 작가가 아니라 라디오 피디로 일하고 시나리오 작가로도 일하면서 소설작업까지..다재다능한 분이라 생각되었다. 반응하는 대중을 염두하고 글을 쓰는 것에 좀더 민감하다는 느낌은 작품을 읽으면서 느꼈다. 청취자의 반응에 민감한 라디오 피디, 관객이 드는 영화의 시나리오 작가. 그래서 그의 작품은 글로 읽는다 라는 느낌보다 영상으로 그려지는 이중적인 효과를 느끼면서 읽게되는 것 같다.

 

밀양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이 모티브가 되어 처벌받지 않은 그들에게 복수하는 이야기였던 <41>을 기억하면서 <복수의 탄생> 역시 그보다 더한 스릴이 있으리라는 기대감에 넘쳤다. 그러나 솔직히 이 책은 긴장감을 가지고 누구인가 추론하면서 읽기 보다는 이미 예측되는 혹은 별로 궁금하지 않은 범인을  마음속에 간직한채 카사노바 버금가는 주인공의 도피를 담은 미니시리즈를 보는 느낌이었다.

 

우선 주인공인 한석호라는 인물은 불륜을 다룬 티비 미니시리즈나 영화에서 흔히 보는 완벽한 남자. 내면을 카사노바라는 점이 흥미를 잃었다. 찍는 여자는 모두 넘어오고 여자 보기를 돌같이 보면서 관계는 1년을 넘지 않고 그의 성기는 모든 여자를 쓰러트릴 만큼 완벽하다는 식의 설정이 아쉬웠다. 모든 여자들에게 최상의 남자인 그를 통해서 이미 여자들의 혹은 여성을 빼앗긴 남자의 복수가 시작될거라는 뻔한 구조를 짐작하게 했으니 말이다. 어렸을 때 가졌던 부모의 부도덕함에 세상 모든 여성들에게 복수하고자 하는 마음 또한 너무 식상하고 인위적인 설정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손에 쥐는 순간 끝장을 보게 되고 만다. 이재익이라는 작가는 대중이 어떤 부분을 궁금해하고 다음에는 어떤 내용을 기대하는지 잘 아는 작가임에 틀림없다. 이미 다 알고 있더라도 너무 솔직하고 속물적인 주인공의 심리 묘사와 감정변화 때문에 귀를 기울이게 되고 성관계나 폭력을 다루는 부분에서도 감추기보다는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것 또한 그렇다.

 

자신의 파렴치한 성관계를 뉘우치기 보다는 단지 그 사실에서 벗어나고 숨기기만 하면 세상으로 부터 용서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주인공의 마지막이 조금 밋밋하게 끝나는 것이 아쉽다. 사랑을 위해, 그게 사랑인지 모르겠고 요즘에도 그런 여자들이 존재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설프게 목숨을 내던지는 여자나 모든 것이 섹스로 통하는 것 같은 여자나, 자기의 품에만 있으면 모든 것을 용서하겠다는 여자나 모두 이해가 안되기는 마찬가지다.

 

누가 복수를 하는가?에 대한 궁금함보다 이 나쁜 놈이 어떻게 벌 받을까?가 더 궁금했던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작가의 말대로 소설적인 구성이나 그런 것에 집중하기 보다는 잘 읽히는 감각적인 쾌락에 집중된 점에 동의하고 그 점에 만족한다. 이 작품 역시 읽는 내내 미니시리즈나 영화로 만들면 좋겠구나 하면서 영상이 오버랩된다. 그의 작품 대부분이 영화화 된 걸 알고 있어서 그런지 이 영화에도 영상적인 이미지를 안고 책을 읽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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