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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산물 기행 - 대한민국의 맛과 멋을 찾아 떠난 팔도 명물 견문록
채희숙 지음 / 자연과생태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삶과 역사가 깃들여진 우리네 특산물 기행]
작년부터인가? 기회가 생기면 서울을 떠나 멀리 유적 답사를 다니거나 소소한 여행을 하는데 동참하고 있다. 물론 모든 것이 시간과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라는 전제하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딱히 정한 곳 없이 기회가 주어지는 낯선 곳에 한발한발 디디다 보니 내가 모르는 우리 산천 곳곳에 숨은 이야기도 많고 먹거리도 많고 그 지역만의 특색도 넘치더라. 이제 겨우 맛보기를 하고 하고 있는 중이지만 내 나라의 맛과 멋과 삶을 직접 느끼고 본다는 것은 좋은 기운이 넘치는 행운임에 틀림없다.
단순한 여행 정보지가 아닌 맛과 멋을 찾아 떠난 팔도 명물을 기록한 책이라는 문구가 눈에 뜨인다. 어디에 뭐가 좋더라. 식당은 어디고 숙박은 어디고...를 떠나 팔도 곳곳에 깃든 특산물을 찾아 떠난다는 말에 사라져가는 그것들도 만나겠구나 하는 마음이 앞섰다. 모르는 것도 많고 만나지 못한 것도 많지만 내가 알아채기 전에도 사라져가는 그것들의 마지막 자락이라도 아는채 하고 싶은 마음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각 지역별로 어떤 특산물을 소개하는지 지도와 함께 지명 소개하는 지도 자료도 있어 한눈에 들어온다. 그렇게 한그림에 보고 목차를 살피니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사실 특산물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게 먹거리이다. 그리고 그 옛날 임금님께 진상했을 법한 그 지방의 전통공예품이라 자연에서 얻은 것 정도이다. 그렇지만 역시 먹거리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다. 책에서는 장인이 완성하는 전통공예품과 생활이 깃든 그 지방의 먹거리, 그리고 자연이 선물한 지방 특산물이라는 세 부분으로 나누어 소개한다.
맛이 아닌 공예품을 제일 먼저 만나면서 반가운 마음보다 무거운 마음이 드는 것은 왜일까? 장인이나 중요 무형문화재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삶이 그리 여유롭지 못하고 이들을 이어받을 전수자가 너무도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에 그렇다. 역시 책에서 만난 이들도 자신의 대에서 더 이상 전수자를 찾지 못하거나 정말 박물관에서 볼 뿐인 사람처럼 여겨지는 이들도 많다. 이는 어찌 보면 전통공예품이 더 이상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지 못하고 역사 속에 갇혀 버린 것이 지금의 현실이 아닌가 하는 답답함도 들었다. 수공예품이 갖는 희귀성과 1회성은 인정하지만 이를 소비할 사람의 부족과 정부의 부족한 지원등이 이들을 한숨짓게 하는게 아닌가 싶다.
이에 비해 지방의 향토색이 짙은 먹거리는 사람들의 꾸준한 관심으로 찾는 이들이 많은 듯하다. 우후죽순으로 생기는 식당이나 판매처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 지역의 맛을 이어가는데 모두 동참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생막거리와 살균막걸리가 뭐가 다른지 몰랐는데 서울 사람이면서 제일 먹기 힘들다는 이동막걸리의 진수를 알았고, 전통주나 홍주, 유자주, 이강주 등 그 지역에서 맛볼 수 있는 술의 소중함에 대해서도 엿보게 된다.
마지막 자연이 주는 지방 특산물, 정말 그 지역의 바람과 물과 흙이 만들어낸 특산물이니 자연이 주는 선물이 아닐 수 없다. 그 중에서도 이번 가을에 청도 반시 축제에 다녀와서 그런지 청도 반시가 유난히 반갑다 . 산과 물과 돌이 많은 청도에서는 유난히 씨 없는 감이 나기로 유명하다. '반시'라는 이름은 둥글고 넓적한 쟁반의 모양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다녀온 곳의 이야기를 들어서 그런지 훨씬 정감가는 건 어쩔 수 없다.
저자가 발품을 팔아 다닌 팔도의 특산물을 한데 모아놓고 독자들에게 이야기 보따리를 펼쳐 놓으니 귀와 눈이 즐겁다. 그렇지만 뭐니뭐니 해도 직접 그곳을 찾아가서 보고 듣고 먹어야 제맛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아니 온몸이 근질근질하다. 한곳씩 점찍어 하루만이라도 그곳에 다녀오고 싶다는 것, 바로 그런 생각을 갖게 하는 게 이 책의 진짜 목적은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