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위인전에서 한번쯤 읽었음직한 장보고에 대한 이야기, 나 역시 어려서 해상왕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장보고에 대한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당시에는 인물에만 촛점이 맞춰 있었기에 위인들이 갖는 비범함과 강인한 의지에만 집중해서 부각되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가 되어서는 위인전보다는 인물전을 찾게 되고 이왕이면 인물을 둘러싼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알려줄 수 있는 책을 찾게 된다. 그래서 눈여겨 보고 있는 아카넷 주니어의 실크로드로 배우는 역사시리즈는 실크로드를 둘어싼 주변국의 정세와 그 가운데 부각되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나 역시 많이 배우게 되는 책이다.
이번에 만나게 된 책을 사막의 긴 여정을 따가 거닐었던 실크로드가 아닌 바다 실크로드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육지길이 여의치 않자 바다 실크로드를 무역의 경로로 삼았던 이야기는 알고 있다. 그 가운데 우리나라 바닷길 무역을 시작하고 가장 훌륭하게 발전시켰던 신라의 장보고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의 내용이다.
장보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청해진. 역사를 배웠다는 아이들에게 청해진이 어디있냐고 물으면 의외로 중국에 있다고 하는 아이들이 있었다. 아이들이 그렇게 혼동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달달 외우기만 하다보니 혼동될 수도 있지.그보다 이야기를 통해 배경을 이해하고 과정을 이해했다면 그런 혼동은 덜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장보고가 신라에 돌아와서 설치한 청해진은 바로 완도에 있다. 지금 청해진의 흔적은 남아있지 않지만 해마다 장보고 축제를 한다니 그에 대해 기리는 마음은 전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장보고 그는 어떤 사람일까? 무려 네개의 이름을 갖고 있을만큼 자신을 변화시키는데 두려움이 없고 일의 추진력에 있어서도 매서운 사람이었다. 어려서부터 재주가 뛰어났지만 당시 신라에는 그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신분제도가 있었다. 아무리 뛰어나도 각 신분에 따라 나아갈 수 있는 자리가 정해져있었다. 책에는 그러한 신라의 골품제도를 표로 나타내어주기 때문에 아이들이 시각적으로 이해하는데도 도움을 준다.
어린 궁복은 친구와 함께 당나라로 떠나게 된다. 왜?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바로 그부분에 대해서 책에서는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정보박스를 이용하고 있다. 외국인들에게 개방적이었던 당나라..우리 생각과는 달리 보수적일 거라고 생각했던 중국의 당나라는 외국인에게 개장적이고 외국인이 벼슬로 나갈 수 있는 시험도 있었다고 하니 신분적 한계에 부딪친 많은 신라인들이 당나라로 떠나게 된 것이다. 이런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이해한다면 당나라에 왜 신라사람들이 많이 살게 되고 신라방이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금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신라인들이 많이 모인 신라방은 과연 어디에 있었을까? 정확한 곳은 모르지만 아마도 이런 곳에 있었을 것이라 추정되는 곳에 대한 지도적 정보고 제공한다. 바닷길을 통해 무역하는 사라마들에게 제도적 신분의 제약도 힘빠지는 일이지만 그보다 더 큰 두려움고 난관은 바로 자연의 힘에 대해서다. 폭풍 한번이면 자연 앞에서 인간의 목숨은 파리목숨이 되고 만다. 그 자연을 좌지우지 할 수 없지만 장보고는 사람들의 두려움을 달래기 위해 마음을 의지한 곳이 필요하다는 것을 간파한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법화원이다. 많은 신라인이 법화원에 모이게 되고 이곳에서 부처의 힘을 빌고 의지하게 된다. 법화원이 왜 생겼는지 알게 되니 장보고에 대한 이해를 더 높일 수 있다. 중국 뿐 아니라 완도에도 법화원을 만들고 많은 사람들을 운집할 수 있었던 장보고의 지략도 눈에 뜨인다.
장보고는 당나라에서 신라로 돌아와 완도에 청해진을 만든다. 일본과 중국, 서역의 바닷길을 잇는 교량역할을 시작하게 된 셈이다. 신라에 들어온 다양한 서역의 물건 가운데 신라의 유리잔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지금 유리잔이야 흔하지만 당시 유리가 너무도 귀했기에 금이 간 곳을 금실로 꿰매기까지 했다. 그 외에도 청해진을 건설하도록 했던 흥덕왕의 무덤에는 서역인을 닮은 석상까지 놓이게 된다.
이렇게 해서 장보고는 활발한 무역의 길을 열고 승승장구 하게 되지만 신라 말기 왕권을 둘러싼 암투끝에 부하 염장의 손에 목숨을 잃게 된다. 한 나라가 망하는 과정에서 외부의 침략보다 내부의 분열이 원인이 되듯 장보고 역시 몰락의 중심에는 부하의 배신이 있었던 것이다.
약속대로 청해진은 염장의 손에 들어가지만 장보고의 죽음과 함께 청해진의 역할도 종식되었다고 할 수 있다. 세력이 커질 것을 두려워한 신라의 정부가 청해진을 없앤 것과 달리 지금 흔적만 남은 청해진은 오히려 많은 사람들에게 무역의 상징적인 의미로 기념되고 있다. 중국에는 장보고의 기념탑이 거대하게 남아있고 한국의 완도에는 매년 장보고 축제가 있으니 인물에 대한 평가는 역시 후대 사람들의 몫이 되는가 보다.
장보고를 통해서 바다 실크로드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당시의 역사적 배경도 함께 알게 되어서 반가운 책이었다. 인물 하나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배경과 함께 이해하게 되니 아이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줄 것 같다. 이 시리즈를 보면서 매번 느끼는 것이 실크로드에 대한 이야기때문이기는 하지만 한국에만 국한된 역사에서 시야를 조금 더 넓혀 중국의 문화와 역사까지 아우르면서 당시를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것 같다. 지도나 다양한 자료, 사진이 그런 이해를 돕는 역할을 충분히 해주고 있다. 이 시리즈 앞으로도 계속 주의깊게 지켜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