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만 선생님의 전국 방방곡곡 구석구석 이야기를 들은지 벌써 14번째가 되어가고 있다. 그동안 읽은 전래동화는 과거의 기억을 더듬으며 현대 사회에서 전래동화와 조금은 동떨어진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여주는 기쁨을 맛보게 해주었다. 우리 전래동화 속의 호랑이는 무서운 괴수라기 보다는 늘 실수투성이의 헛점투성이 괴짜이다. 이 전래동화 속에서도 호랑이는 무섭고 위협적인 존재라기 보다는 어딘지 어수룩하고 조금은 안되보이는 캐릭터이다. 소와 나그네를 잡아먹으려던 호랑이의 신세가 어떻게 변하는지 그 과정을 보면 우숨이 절로 난다. 나그네와 호랑이 간에 주고받는 대사가 조금은 낯뜨겁지만 그런 낯뜨거움도 오래가지 않게 호랑이는 나그네의 속임수에 꼼빡 넘어가고 만다. 자기를 잡아먹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꽁지에 불이 붙은 듯 방울을 달고 달리는 호랑이의 모습이 우습기 그지없다. 더더욱 웃긴 것은 호랑이의 벌벌 떠는 모습에 더하는 노루의 행태이다. 자기보다 훨씬 우월한 호랑이가 벌벌 떠는 모습이 안스러웠을까? 노루는 벌벌 떠는 호랑이를 가소로운 모습에 우월감을 느낀 듯 자신을 믿으라는 거들먹거림을 보인다. 그러나 결말은 모든 것을 뒤집고 만다. 소나무 가지 끝네 매달린 솔방울 소리에 놀란 호랑이가 물고 가던 노루의 꼬리를 깨물어 동강 잘라내고 도망을 갔으니 말이다. 저보다 강한 호랑이를 돌보려던 노루는 꼬리를 잘리는 수모를 맛보고 호랑이는 영락없는 푼수가 되었다. 우리네 옛이야기 속에서 호랑이는 무서운 존재라기 보다는 역시 해학의 대상이 되는가 보다. 이야기의 결말은 사노루의 꼬리이지만 역시 이 책의 주인공은 호랑이가 되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