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작품색이 마음에 드는 책] 제목만 보더니 3학년 아들이 "애도 나처럼 태권도 하나봐. 그런데 발차기만 어떻게 백만 번 하냐?"하고 한다. 발차기=태권도 당연히 나 역시 그런 등식을 인정하면 책속의 주인공을 만나기 위해 책장을 펼쳤다. 첫번째 [자전거를 삼킨 엄마]를 읽다가 나도 모르게 푸하하 웃어서 아이들이 궁금하다고 몰려든다. 아빠와 딸의 몸무게를 합한 것보다 더 나가는 몸무게를 자랑하는 엄마, 웬지 나와 비슷한 느낌이 들면서 엄마가 경품으로 타게 된 멋진 자전거와의 한판승이 기대가 되었다. 엉덩이가 자전거를 삼킨 것같다며 키득대는 사람들의 말에 "엄마~"소리도 못하고 숨어서 지켜보는 딸 재은. 요즘은 학교에 오는 엄마들의 모습에도 아이들끼리 세련된 엄마를 알아보고 외모에 대해서 평을 한다고 한다. 남들보다 너무 뚱뚱한 엄마가 살짝 부끄러워진 재은만 탓할 수는 없겠지. 그러나 고군분투 하면서 자전거 타기에 성공하는 엄마를 보고 화이팅을 외쳐줄 줄 아는 이쁜 딸이었다. 두번째 이야기 [찍히면 안돼]는 아이들 교실에서 흔히 있는 일 가운데 하나이다. 별인도 아닌데 찰거머리 같은 윤기에게 찍히고 만 영서. 한번 찍은 아이는 찰거머니처럼 달라붙어서 묘하게 괴롭히는 아이들이 있다. 책속에서는 윤기를 제외한 아이들이 윤기의 행동에 동조를 하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사실 아이들 교실에서는 군중심리처럼 나와 상관없는 아이인데도 주동자만 형성되면 함께 놀리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주인공 영서는 윤기를 한반에 무릎 꿇게 하는 영리한 아이였지만 현실에서 이렇게 극복하기는 쉽지 않다. 아이들 사이에서도 찍힌다는 것, 너무 두려워 하고 싫어하는 것 중의 하나이다. 마지막 작품은 표제와 같은 [발차기만 백만 번]이다. 앞의 작품들과는 달리 이 작품은 분위기가 많이 어둡고 무겁다. 엄마를 잃고 아빠와 단 둘이 사는 신혁은 엄마의 그늘에서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모범생 윤재가 유난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런데 윤재가 신혁의 바로 아랫집으로 이사를 왔다.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는 윤재네 집에서 나는 웃음소리가 싫어서 벽에다 대로 애꿎은 발차기만 백만번도 넘게 했다. 그러나 알고 보니 윤재는 아빠가 없는 아픔을 가지고 있는 아이였다. 미혼모 엄마의 마음을 아프지 않게 하기 위해서 맛난 밥을 차려주고 싶다는 윤재의 말에 신혁도 조금씩 마음을 열고 둘을 혼자 먹기 싫었던 식사 시간을 함께 하기로 한다. 세 편의 동화를 모두 다른 느낌으로 읽을 수 있었다. 구지 만들어낸 이야기라는 느낌 없이 분명 어딘가 있을 아이들이라는 느낌으로 각기 다른 고민과 아픔을 가지고 있는 모습에 공감을 해본다. 책을 읽고 나면 애꿎은 벽이 아니라 자신의 꿈을 향해 백만번의 발차기를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이 이 책을 읽으면 어떤 작품을 가장 마음에 들어할지 자뭇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