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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핀 선생 죽이기 ㅣ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20
로이스 던칸 지음 / 보물창고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싸이코패스, 그리고 아이들]
사이코패스들은 감정을 관여하는 전두엽이 일반인들처럼 활성화되지 않기 때문에 감정을 느끼는 데 매우 미숙하다.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해 이기적이며, 대단히 충동적이고 즉흥적인 행동을 한다. 대부분의 사이코패스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연쇄살인마가 되는 것이 아니며(미국의 경우, 사이코패스의 인구가 500만 명 정도 되는데 그중 살인자는 몇만 명뿐이다.) 폭행이나 상습 절도, 강도같은 범죄를 우발적으로, 연속적으로 일으켜서 교도소를 들락거리는 경우가 많아지며, 거짓말에 매우 능하고 자신의 거짓말이 들통나도 눈 하나 꼼짝하지 않으며 곧바로 다른 거짓말을 생각해내기도 한다. 뻔뻔하게 어떤 말이든지 아무렇지 않게 내뱉기 때문에, 매우 무식한 사람이라도(사이코패스는 대체로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 충동적인 성격이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하는 것을 막는다.) 아주 박식하고 매력적이며 유능한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 사이코패스는 주어진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발현된다. 그렇기때문에 정치계나 업계의 상위 계층에 속한 사람들에도 찾아볼 수 있다. 그들은 계산적인 행동과 표정과 말투로 사회에서 능숙히 섞여지내고 환경에 따라 발현되는 정도가 달라 범죄를 저질렀을때만 사이코패스를 일반인과 구분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진다. 그래서 보통 사이코패스를 '반사회성 인격장애' 라 부르기도 한다.-네이버 -
이 책을 읽고 '싸이코패스'를 찾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영화 속에서 다중인격적인 양상을 보이는 싸이코패스를 가장 먼저 떠올렸지만 책에서는 그보다 더 섬뜩하고 잔인하게 다가왔다. 그도 그럴 것이 내 아이 또래의 청소년들이 주인공이고 한 명의 싸이코패스로 인해 주변의 모든 아이들이 그에 휘둘리는 현장을 생생하게 목격하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그들이 왜 그리핀 선생을 죽였는가에 집중하게 되지는 않는다. 우발적이든 계획적이든 마크라는 아이의 치밀한 계획하에 모두가 마술에 걸리듯 그의 조종에 모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이후의 과정들에 집중하게 된다.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진 다음에 너무도 침착하고 계획적인 마트의 행동에 아이들은 의의를 제기하기 보다는 마치 버팀목을 만난듯 했고 엄마인 난 그 부분들이 소름끼치도록 두렵고 무서웠다. 사실 이러한 성향이 청소년기 아이들에게서 볼 수 있는 집단적인 성향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다.
반사회적 인격장애라고 하는 '싸이코패스'를 지닌 마크는 철저하게 자기 중심적이고 모든 이들을 이끄는 듯한 카리스마를 갖고 있다. 등장인물 저마다의 목소리로 말을 하지만 결코 자신의 드러내지 않는 마크의 시점에서는 기술되는 대목이 없다. 작가는 이 부분에 있어 감정적으로 말라버린 마크에게서는 시점조차 부여할 수 없었음을 이야기한다.
솔직히 청소년 소설에서는 예상하지 못했던 섬뜩한 주제에 적잖이 당황했다. 보물창고에서는 동성애든 살인이라는 결과까지 가져오는 싸이코패스 이야기라든지 조심스러운 주제의 이야기를 전해주기도 한다. 모두 비현실적인 이야기들이 아니기에 금기의 문턱을 넘어 좀더 현실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듯하다. 이
번 작품을 읽으면서 방송을 통해 친구를 가두고 집단 폭행을 하고 상상할 수 없는 일까지 시키면서도 전혀 죄책감을 갖지 않는 아이들의 모습이 문득 떠올랐다. 마크처럼 자신의 행동이 무엇을 뜻하는지 다른 사람에게 씻을 수 없는 모욕과 상처를 주어도 그것이 잘못인 줄 모르는 아이들이 많아진고 있다는 사실을 외면할 수가 없게 된다. 남의 아이들을 탓하지만 정작 자신의 아이가 밖에서는 어떤 일을 하고 다니는지 모르는 책 속의 부모처럼 나 역시 그렇지 않기 위해서는 내 아이뿐 아니라 모든 아이들을 관심있게 지켜봐줄 줄 아는 기성인의 모습을 갖춰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