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 속에 담긴 신기하고 놀라운 이야기] 어려서부터 도시에서 자란 탓에 자연과 친숙할 기회가 적은 전형적인 도시맘이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자연스레 공원도 찾고 도감도 찾으면서 길가의 들꽃을 하나씩 알아채고 땅을 즐겨보는 습관이 생겼다. 안보일 때는 그냥 들꽃이고 나무이지만 눈에 들어오고 알아가기 시작하면 자연은 어느새 친구가 되는 것 같다. 생태에 조금은 관심을 갖고 있던 탓에 계절이 바뀔 때마다 공원의 풀과 나무를 눈여겨 보는 편이다. 그래도 늘 모르는 것들이 많아서 책을 가까이 하게 된다. 이번에 나온 산대장 솔뫼아저씨의 자연학교에서는 씨앗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식물과 가까워지는 가장 처음은 꽃이라고 생각된다. 알록달록한 꽃을 보고 관심을 갖고 그 식물의 이름을 알아가다가 잎사귀도 보게 되고 씨앗도 궁금해하게 된다. 자손을 퍼트리기 위한 수단이 되는 씨앗은 생명의 보물창고이다. 단지 그것밖에 몰랐다면 이 책에서는 씨앗 속에 숨어있는 비밀을 통해 그 가치와 놀라운 과학성에 놀라게 된다. 길가에 흔하게 핀 은행나무와 소나무를 보면서 암꽃과 수꽃을 본 사람은 많지 않다. 한참 소나무 수꽃이 피기 시작하고 조금만 흔들어도 송화가루가 날리지만 시선을 받지는 못한다.책속에 암꽃과 수꽃이 따로 피는 이유는 뭘까? 놀랍게도 그 이유는 종족의 우수성을 살리기 위해서란다. 한 나무에서 암꽃과 수꽃이 수정하는 경우보다 딴나무에서 수정이 되어야 우월한 유전자가 탄생한다고 한다. 그래서 암꽃과 수꽃이 시기를 달리해서 피거나 딴그루로 있게 된다니 정말 놀랍지 않은가? 우리가 흔히 먹는 달콤한 과일이 어떻게 생기는지는 대강 알고 있다. 꽃이 피고 수정이 되고 그 다음 꽃이 지곤 난 다음에 열매를 맺는다. 그러나 열매의 각 부분과 꽃이 서로 연결고리가 있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다. 속씨식물의 씨방이 발단한 열매가 참열매라면 꽃받침이나 꽃대에 살이 오른 열매는 헛열매란다. 먹으면서야 그걸 구분하겠나 싶지만 이렇게 자기 변화를 하는 꽃들이 너무도 신기하다. 일생에 단 한번 꽃을 피운다는 대나무에 대한 정보도 정말 신기했다. 나무로 불리지만 풀에 속하는 대나무는 사실 땅속 줄기로 번식한다고 한다. 60-100년을 살면서 단 한번만 꽃을 피우는 건 왜일까? 벼의 이삭을 닮은 볼품없는 꽃이라도 꽃을 피우는게 너무 힘들어 죽기 전에 단 한번만 꽃을 피우는게 아닐까? 죽기 전의 소나무가 솔방울을 많이 달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그런 추측이 가능하다. 다른 식물에 기생하는 겨우살이는 과연 어떻게 번식을 할까 궁금했는데 그 비밀도 알수 있다. 겨우살이에는 끈끈한 액이 나오는데 새들이 겨우살이의 열매를 먹다가 부리에 묻은 끈적이는 것을 옆의 가지에 비벼대면 그때 옮겨진다고 한다. 질경이가 밟혀야 씨앗이 터져 번식을 할 수 있듯이 최악의 조건에 맞는 자신의 생존비법을 가지고 씨를 퍼트리나 보다. 길가에 떨어져있는 스트로브잣나무의 빈 솔방울을 보면서 바람을 타고 멀리 자손을 퍼트리러 갔을 씨앗을 떠올려보고 지천에 널린 애기똥풀이 이제 통통한 씨앗주머니를 쑥 내밀고 준비를 하는 모습에 눈이 간다. 모두 저마다의 삶의 비법으로 씨앗을 퍼트려 생명을 전하고자 하는 노력이 대단하다. 그럼 우린 그런 자연을 지키고 존중해주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가? 잠깐 생각해 보게 된다. 씨앗의 비밀은 물론 다양한 식물 정보와 숨은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솔뫼아저씨의 자연 학교 이야기를 계속 들으면서 자연에 대해 더 많이 알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