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기만 한 공주는 노~] 공주이야기라고 하면 은근 식상해 하면서도 기대하는 코드가 있다. 공주라면 남들보다 빼어난 미모를 가지고 있거나 괴롭히는 누군가가 있는데 도와주는 왕자가 나타난다거나...지금은 이런 코드에서 벗어나 이쁘기만 한 공주, 왕자에게 기대기만 하는 공주는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아직까지 어린 아이들에게 공주의 이미지는 이쁜 옷을 입고 사랑받는 사람으로 그려지는게 사실이다. 무지막지 공주는 그런 면에서 아이들이 갖는 기대를 여지 없이 무너트리면서 이쁘기만 한 공주는 이제 바라지 않게 만들어 줄 듯하다. 다소곳 하고 이쁜 공주이거나 혹은 개구리 왕자에 나오는 것처럼 왈가닥에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적이 면이 있는 공주를 예상했다면 아마 처음에는 후자의 공주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서 읽게 될 것이다. 그러나 책을 읽어가면서 처음의 무지막지 치우 공주가 차츰차츰 변해가는 과정을 통해서 여느 공주 이야기와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공주의 말을 들어주지 않고 바쁘기만 한 왕이나 파티만 준비하고 쉬 울어버리는 왕비 대신 나라를 구하기 직접 나선 인물은 바로 치우 공주이다. '모자라'왕국의 음모를 파혜치는 일을 직접 하면서 불쌍한 아이를 위해 자신의 무릎도 꿇어보고 두려움을 참고 용기를 내어 물속으로 들어가보기도 한다. 그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어느새 공주는 훌쩍 성장하게 된다. 자신만 알던 공주가 이웃과 백성을 생각할 줄 알게 된 것이다. 자기 왕국을 위협하던 '모자라왕국'을 벌주는 대신 갖지 못한 자들을 이해하고 '빈틈없이 꽉 찬 성 2호'로 만들어줄 만큼 이해하는 마음도 자란 공주가 된다. 회의로 늘 바쁘기만 하던 왕이나 파티를 열기만 하던 왕비 대신 큰 일을 해낸 어린 공주를 통해 작가는 어른들보다 훨씬 더 주변에 귀를 기울이고 모험을 할 줄 아는 순수한 동심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 아닐까? 공주이야기라면 따분하다고 읽지 않을려던 남자아이들도 막상 치우 공주를 대하고 나면 살아서 통통 튀는 캐릭터의 매력에 빨려들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