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 - 조선의 문장가 이옥과 김려 이야기, 제1회 창비청소년도서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고 1
설흔 지음 / 창비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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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통해 우정을, 우정을 통해 글쓰기를 > 



"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 이렇게 멋진 것이 없었다면 이렇게 와 보지도 않았을 게야."
삶에서 멋진 것이 많다고 여기는  이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멋진가? 18세기 후반 문인으로 알려진 이옥의 글에서 따온 제목이라고 하는데 제목만으로도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이옥과 그의 친구인 김려의 글쓰기와 우정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다고 한다. 제목도 매혹적이었지만 무엇보다 '제1회 창비청소년도서상 수상작'이라는 것도 관심이 갔다.

사실 이옥과 김려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어떤 이야기가 다루어질지 짐작하지 못했다. 18세기 개혁군주로 알려진 정조 때의 문장가이며 문체반정의 대상이었다는 것 정도. 그러면서 문득 문체반정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단지 당시의 주가 되는 문장이 아닌 새로운 혹은 경박한 문장과 내용을 금했다는 것 정도, 그 대상에 가장 유명한 인물이 연암 박지원이 있다는 정도였다. 문체반정을 금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 그다지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었는데 책을 보면서 궁금해지기도 하고 왜?라는 이유를 조금 더 확실히 알 수도 있었다. 개혁군주인 정조가 왜 문체반정은 운운하면서 자신의 성균관 유생들을 관리하고자 했는지에 대해서는 짐작이 간다. 그는 개혁군주이기는 했지만 철저히 자신에 대한 충성을 원했던 군주였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면 왜 그들은 문체반정의 대상이 되는 글을 썼을까? 김려와 이옥을 통해 이옥이 남긴 글의 살아있는 생동감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읽기 쉽게 고쳐진 글이기는 하나 관념적이거나 상투적이고 원론적인 글 대신 살아있는 사람들의 솔직하고 진솔한 모습을 그려내고자 한 그들의 글에 절로 감동이 온다.

그러나 시대는 모든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자신이 쓴 글로 인해 혹은 누군가와 친하다는 이유로 인해 벌을 받기도 하고 귀향을 가기고 한다. 금하는 것을 행했을 때 가해지는 처벌에 대해서는 누구나 두려움을 갖는다. 김려 역시 자신의 글과 친구인 이옥의 글에 대해서 편한 마음을 갖지 못하고 있었다 .그 순간 나타난 이옥의 아들 우태를 통해서 잊고 있던 혹은 부정하고 있던 친구와 자신의 글을 대면하게 된다. 그 순간들이 얼마나 감동적인지 모른다. 떠나간 벗이 마치 지금 나와 함께 있듯이 둘은 서로의 글로 마음으로 주고 받는 장면들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 글을 통해 하나가 되고 우정을 나누고 우정이 있엇기에 글로 다시 만날 수 있는 벗들의 이야기이다. 흩어진 이옥을 글을 모아 책으로 내 수 있었던 김려의 우정과 용기도 정말 대단하다.

수능을 위해 해부하듯 공부하듯 읽고 쓰는 글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담을 수 있고 그것을 이해해주는 벗을 만날 수 있는 삶이라면 얼마나 행복할까? 너무나 빠른 삶의 흐름에서 누구를 위한 공부이고 암기이고 시험이지 모르는 상황에 내몰린 아이들이 이런 감동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멋지기 때문에 이 세상을 바라보고 즐길 수 있는 삶의 여유를, 벗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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