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일기장 창비아동문고 263
전성현 지음, 조성흠 그림 / 창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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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의 고민을 담아낼 수 있는 블루노트가 있었으면]


초등 5학년이면 사춘기를 시작한다는 요즘 아이들은 너무 일찍 예민해지는 것 같다. 저마다의 고민을 안고 예민하게 상대를 향해 날카로운 발톱을 세우고 있는 아이들을 만나는 것도 어렵지 않은 일이다. 나의 딸 역시 이 한가운데 서 있으니 말이다. 간혹 엄마의 말보다 또래 친구들간의 대화가 더 많은 이해와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사실 이맘때는 가족보다 친구들에게 더 많이 영향받고 기대는 경향이 있다. 나만 다른 건 아닐까? 나만 외톨인 건 아닐까? 하는 와중에 누군가 나와 비슷하다는 것을 알면 그 위안의 힘이 얼마나 큰지 모른다. 문제는 어떻게 이들이 함께 공감할 기회를 갖는냐 하는 것이다.

6학년 한 반 친구들도 각자의 개성과 개인사로 서로의 고민을 모른채 지낸다. 단순히 교실에서 볼 수 있는 풍경 정도..그렇지만 준호의 일기장인 '블루노트'가 사라지면서 모르고 지내던 아이들의 고민과 마음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었다.

심장이 약한 준호는 늘 아이들과 함께 하지 못한 탓에 자신의 마음을 '블루노트'에 쓴다. 그런 블루노트가 어느날 사라져 버리고 며칠 뒤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노트에는 여러명 친구들의 글이 쓰여있게 된다.

나와 다르다고 느끼던 친구들이 사실은 서로의 고민을 안고 말하지 않았을 뿐이다. 몸이 아픈 준호가 끄적인 말에 답글을 달듯이 자신의 갑갑한 이야기를 풀어놓는 과정이 가능할 수 있는 것은 이들이 사춘기를 겪으면서 비슷한 고민을 하는 또래들이기 때문이다. 털털하고 고민이 없을 듯하던 지우는 어려운 가정 형편에 힘들어 하고 있었고, 모델 지망생인 세희는 우울증에 걸린 엄마 때문에 힘들고 우연히 물건을 훔치면서 느꼈던 마음의 짐 때문에 힘든 경험을 했다. 또한 동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형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었고 혜진은 첫생리로 모든 것이 뒤죽박죽 마음이 불편한 상황이었다. 저마다의 고민의 차이는 있지만 지금 자신에게는 가장 힘든 경험이자 고민이 되는 것이다. 그런 마음을 함께 하고 나눈다는 것이 이들에게는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른다.

현실에서도 아이들이 이렇게 마음을 나눌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현실에서는 서로의 마음을 터 놓을 수 있는 경우를 만들기가 참으로 어려운 것 같다. 조금만 더 여유롭게 아이들이 주변을 돌아볼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마지막에 반에서 가장 심술을 부리던 성태가 이 노트를 발견했다면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었을까? 의문이 남는 것은 바로 우리 아이들에게 이 노트가 돌아온다면 ...이라는 가정과 같은 것이 아닐까? 실제로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나에게 이런 노트가 돌아온다면 우리 아이들은 과연 어떤 마음을 고민을 가장 먼저 풀어낼까? 의도한 교환일기는 아니었지만 서로 다른 친구들이 한 권의 블루노트를 통해 자신의 고민을 담아내고 서로의 마음을 헤아려가는 과정이 아름답고 조금은 부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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