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교과서 작품 읽기 고등 세트 (최신판, 전5권) (특별부록 : 국어 교과서 작품 읽기 고등 가이드북) 국어 교과서 작품 읽기 시리즈
고화정 외 엮음 / 창비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다시 문학소녀가 된 느낌]

 

 

 

아이와 함께 방학 내내 읽고자 한 책이 있었다. 창비에서 나온 국어 교과서 작품 읽기 세트였다. 처음 중학교 1,2학년 시리즈를 읽으면서는 곧잘 코드가 맞던 딸아이가 고등 교과서 작품에서는 손을 들기 시작했다. 나 역시 작품을 읽으면서 예비중등생에게는 조금 어려울수도 있겠구나 하는 작품이 간간히 보였다. 그러면서 작품의 길이와 분량이 아니라 난이도에 따라서 학년구분이 되는 것에 절로 공감하게 된다.

 

딸아이가 조금은 어려운하는 고등 소설 가운데 가장 먼저 접해준 것은 '만화와 함께 읽기', '영화와 함께 읽기' 편에 소개된 작품이었다. 황석영의 [아우를 위하여]는 영화로도 제작된 [구름을 벗어난 달처럼]이라는 만화와 영화를 먼저 보여주고 박완서의 [배반의 장미]는 다니구치 지로의 [열네 살], 윤흥길의 [종탑 아래에서]는 [십시일반]의 작품 가운데에서. 만화를 먼저 읽고 작품을 읽으니 작품에 대한 부담이 줄고 다른 장르를 통한 비슷한 주제 찾기에 대한 흥미로움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지로의 [열네 살]은 얼마전에 보았던 [인어공주]라는 국내 영화를 함께 떠올리면서 과거 부모의 모습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었던 것 같다.

 

성석제의 황만근과 기봉이의 만남도 정말 기묘했다. 몇해 전 문학캠프를 통해 기봉의 바닷가 실제 집도 가보았기에 더 생생한 기분으로 두 작품을 함께 만났다. 내리사랑이라는 말로 부모에게 받는 사랑을 당연시 하는 자녀들 중의 하나가 나.라는 사실에 부정하지 못했다. 받은 사랑을 돌려주기보다는 나머지 사랑까지 닦아쓰려는 우리 세대들에게 부모의 사랑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 기회였다.

 

소설을 다른 장르와 연결지어 만나도록 한 기획이 정말 마음에 드는 경우였다. 좀체 실천에 옮기기는 힘든데 제시해주는 시와 영화, 만화, 사진 등을 보면서 한꺼번에 토끼 두 마리를 잡는 느낌이었다.

 

시나 수필을 읽을 때는 잊혀진 것을 다시 되찾은 느낌이 들었다. 제목이야 국어 교과서 작품 읽기라고 하지만 시험을 대비한 국어교과서가 아닌 잊혀진 문학소녀의 감성을 되찾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편견만 없이 대한다면 말이다.

 

중학교 때 그토록 좋아했던 헤르만 헤세를 잊고 지낸지도 30년 가까이 지났음을 깨달으면서 그의 수필을 곱씹어서 읽은 것 같다. 어디 헤세 뿐인가? 유명하다 못해 필수코스처럼 여겼던 이상의 시와 수필은 또 어떠한가? 기억 속에서 잊혀질 뻔했던 작품, 혹은 모르고 스쳐지날 뻔한 근래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던 더 없이 좋은 기회이다. 16종 국어교과서에 실린 모든 수필과 시와 소설을 다 만날 수는 없지만 선별된 작품과 읽는 방식 등을 경험하면서 문학의 맛과 멋을 다시 만날 수 있기에 시간이 없는 수험생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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