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위로하고 있을 누군가에게] 아이들을 위한 동시집,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시집, 어른들을 위한 시집...처음에는 이렇게 구분짓는다는 것이 조금은 우습기도 했다. 대상을 콕 집어 말해줘야 하는가 하는 의문도 들지만 구분이 가능한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모든 것에 대해서 사람들이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다. 바로 너!!라고 콕 집어 말해주었을 때 한번 되돌아보게 되니 이제는 청소년들에게도 바로 너! 네 이야기라고 말해줄 필요가 있을 듯 하다. 사실 이보다 더 큰 이유는 세상의 중심이 나라고 생각하고 싶어지기 시작한 때에 그들의 마음을 담은 그들의 시가 있음으로 해서 세상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기 때문이겠지... 처음 청소년시집을 대하고 상당히 신선한 충격을 받았었다. 성인과 아동의 경계에서 혼돈스러운 그들의 마음과 세상을 향해 반항기 가득 어린 시선을 담아낸 책이 결코 낯설지 않았다. 기억이 가물가물하기는 하지만 나 역시 그 시기를 거쳤었기에 조금이나마 마음을 담아낸 책이 나온다는게 여간 기쁘지 않았다. 그리고 두 번째로 만나게 된 청소년 시집은 안오이의 <그래도 괜찮아>였다. 시를 읽기 전에 목차를 살피다가 혼다 키득거리면서 웃었다. 한 대 치고 싶다, 그럴 때도 있지,이 정도는 웃어 주세요, 지금 우리는...총 4부로 구성된 소제목이 마치 그들이 기성세대를 향해 쉼표를 머금어 가면서 말꼬리를 잘라가면서 하고싶어 하는 말을 담아낸 듯해서 말이다. <한 대 치고 싶다> 싫으면 싫다 좋으면 좋다 자기표현 못 하는 재영이 자기 잘못 아니라고 사실은 아게 아니라고 분명하게 따지지도 못하는 기정이 볼펜, 지우개,샤프심, 형광펜 다 빌려 주고 제대로 못 받는 심지어 교통카드 빌려 주고 자기는 걸어가는 동진이 돈 잘 쓰며 거들먹거리는 진우 앞에서 살살 기는 세준이는 등짝을 한 대 쳐 주고 싶다 마음은 굴뚝같지만 현실 속에서 아이들은 외면을 택한다. 괜히 나섰다가 따를 당하던가 혹은 찍혀서 학교 생활이 힘들어질테니 말이다. 마음만은 그러려나, 답답하고 못난 놈들 한대 패고 싶다고 말이다... <이런 선생님이 제일 싫다> 키 큰 선생님이 제일 싫다 뒷자리에 앉아도 구석에 앉아도 교과서로 가려도 꾸벅꾸벅 조는 거 다 들킨다고 투덜대는 동호 돌아다니면 수업하는 선생님이 제일 싫다 또록또록 잘 듣기 위해 집중해서 공부하기 위해 아침도 굶어 가면 앞자리에 앉았는데 아무런 의미가 없어져서 뿔 난 미영이 광 스피드로 진도 나가는 선생님이 제일 싫다 너희들 학원에서 다 배웠지? 한마디 던져 놓고 학원 못 다니는 사람은 어쩌라고 휙휙 페이지 넘긴다며 코 씩씩 푸는 준호 넌 어떤 선생님이 싫으니? 이렇게 아이한테 묻기가 겁난다. 요즘 선생님들과 아이들간의 신뢰는 그리 돈독하지 못하기때문이다. 그러나 딸아이 말로는 무관심한 선생님이 가장 싫단다. 누가 무슨 일로 고민하는지 누가 왜 다투고 우는지 아무런 관심없이 알림장을 쓰라고 하고 성적표를 내미는 선생님 말이다. 나 역시 그런 선생님이 제일 싫은데 중학교 교실에서는 담임과 학생의 유대감이 더 없어진다고 하니 더 걱정이 된다. 공부 한 글자대신 관심 한번 더 보내주면 좋으련만.... <그래도 괜찮아> ..... 벤치에 웅크리고 앉아 내려다보는데 내 신발코가 불안하게 나를 쳐다본다 나는 나도 모르게 주문처럼 말했다 그래도 괜찮아 누구도 어쩌지 못하는 내 자신이 있잖아 그러니까 괜찮아. 괜찮아.... 나는 신발코를 어루만져 주었다 나를 만지듯 세상을 향해 자신의 존재를 소리쳐 알리고 싶을 만큼 자아가 강해져가고 그만큼 혼란스러워지는 시기. 아이들은 반항을 하면서도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어하고 위로받고 싶어한다. 스스로에게 "괜찮아 잘 될거야"라고 말할 수 있는 아이들이 얼마나 될까? 이 시를 읽으면서 눈물이 난다. 스스로에게 잘 될거라로 괜찮다고 말하는 아이에게서 느끼게 되는 쓸쓸함 때문이다. 비슷한 과정을 거쳐 성인이 된 우리는 너무 쉽게 그 시절을 잊어버리는 건 아닌지...청소년을 위한 시집이라고는 하지만 어른들이 읽으면서도 수많은 생각을 하게 될 듯하다. 그래도 괜찮아...라고 스스로 위안을 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누구도 아닌 바로 너니까 괜찮을거야..라고 말하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