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박물관을 훑어보는 느낌] 몇 해 전에 문화유산해설가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박물관과 고궁을 견학한 적이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던 때로 기억된다. 이전에는 그냥 지나치는 박물관의 유물에 숨을 뜻을 알게 되고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봐야 되는지도 알게 되고 고궁의 건물양식이나 그 속에 숨은 역사를 보게 되니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다. 해설가 선생님을 쫓아 현장답사를 하는 것은 기회가 빈번치 않기에 늘 책으로만 대하게 되는데 그때 선생님께 들었던 우리 미술품에 대한 정보를 그대로 담은 책을 만났으니 바로 <미술 시간에 한국사 공부하기>였다. 솔직히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한국 미술사의 흐름, 연대기적 흐름을 짚어보는 정도가 아닐까 했는데 내용은 기대 이상이었다. 성인 대상의 문화유산해설가 선생님과 중앙박물관을 돌아본 경험이 있기에 그때 설명해주시던 모든 것이 책 속에 담겨있다는 것을 하나하나 찾을 수 있었다. 사실 그동안 책을 보면서는 해설가분들이 들려주던 내용까지 담긴 것이 별로 없었기에 늘 아쉬움이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은 모든 시대의 미술품(엄밀한 의미에서 유물이 되겠지만)에 집중해서 상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미술품에 집중된 책을 청소년 대상으로 만든 책이 그리 많지 않기에 이런 설명은 역사에 관심많은 아이들이나 박물관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정말 도움이 될 것이다. 용광로 불 속에서 사라질 수도 있었던 농문경청동기에 그려진 그림을 통해 당시 다산과 풍요를 염원하면서 나경을 했던 사람들의 모습 ,사용되었던 따비라는 농기구 등을 살펴보기도 하고 너무 작은 크기때문에 박물관에서 스쳐지나가게 되던 토우를 어떻게 살피면서 당시 삶을 엿볼 수 있는지도 배우게 된다. 고려시대를 대표하는 고려상감청자의 발달은 무신정권이 등장하면서 그동안 문신정권이 누리던 단순한 청자에서 벗어나 더 화려함을 추구하면서 발달하게 되었다는 것도 새롭게 안 사실이었다. 선사시대부터 시작해서 조선시대까지 우리가 접할 수 있는 미술품을 시대별로 살피면서 마치 국립중앙박물관을 견학한 느낌이 든다. 욕심이 있다면 저자와 함께 직접 중박에 들러 설명을 들으면서 관람을 해보고 싶다. 이 책을 읽고나면 박물관을 그냥 훑었던 과거와는 달리 유물마다 어떤 의미가 있고 어떤 것을 눈여겨 볼 것인지 가늠할 수 있는 눈이 생기게 될 것이다. 아이보다 어른인 내가 더 만족스러웠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