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별에서 온 아이 창비아동문고 257
류미원 지음, 정승희 그림 / 창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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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통한 자연과의 교감]

 

 

방학동안 작은 아이가 태권도장에서 합숙을 한다고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른다. 합숙이라고 해봐야 한강변을 따라 밤운동을 하고 도장에서 하룻밤을 자는 거지만 아이에게는 정말 색다른 경험이기에 기대에 차있었던 기억이 난다. 아이들에게는 작은 경험도 큰 기대감을 낳게 하고 어른들이 느끼지 못한 소소한 것을 배우는 것 같다 .어린 시절 나 역시 그랬던가? 잠시 생각해 본다.

 

어른이 되어서 어린이들을 위한 글을 쓸 때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되는 것은 무엇일까? 어린이들에게 가르치기 위해서 쓴다면 이미 딱딱한 교과서가 될 지도 모르지만 어린지절 꿈꿨던 혹은 상상했던 것을 표현한다면 또 다른 맛과 멋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이 글을 지은 작가는 어린 시절 한번쯤 생각해봤음직한 외계인같은 친구를 소설 속에 등장시켰다.

 

자신을 오렌지별에서 왔다고 하는 괴상한 아이. 제대로 된 대화보다 뜬 구름 잡는 것같은 말을 하고 불쑥불쑥 나타나는 요상한 아이. 그리고 누군가의 눈에는 커다란 오렌지색 꽃이 머리위에서 피어나는 것이 보이는 아이. 바로 티립스가 그 소년이다.

 

태권도장에서 숲속으로 캠프를 온 아이들은 티립스를 처럼 만나면서 괴상한 아이라고 생각하다 .말과 행동이 모두 보통 아이들과 달랐지만 내성적인 준호에게는 아이의 침묵같은 음성이 조금씩 들린다. 등장인물 가운데 누군가와 먼저 소통을 시작한 티립스는 마침내 아이들 모두에게 신임을 받는 친구가 된다. 어른들은 믿지 못하는 이야기를 아이들 세계에서는 느낌으로 신뢰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아이들이 숲속에서 위기에 처한 반달곰을 구해주는 과정에서 그동안 느끼지 못한 자연의 목소리와 느낌을 깨달아가는 과정을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말할 수 없기에 움직이지 못하기에 인간이 어떠한 행동을 해도 묵묵히 있는 자연에게도 감정이 있을 수 있다. 단지 우리가 느끼지 못할 뿐이지. 티립스를 통해 자연과의 소통을 시작하고 사람들로 부터 고통받는 자연의 마음을 깨달아가는 아이들은 밉협군을 상대하는 위험한 순간도 잘 견뎌낸다.

 

마지막 순간 모든 것이 해결되는 과정이 다소 맥빠지지는 하지만 초록별을 동경하는 오렌지별의 티립스를 통해서 자연과 소통하고 그 마음을 깨닫게 되는 아이들을 보면서 이미 굳어진 감성의 어른들에 부끄러움을 느껴본다. 죽음역시 새로운 세상을 향한 여행이라고 말하는 티립스는 결국 아이들 마음 속에 하나의 영혼으로 자리잡게 된다는 것을 작가는 살짝 알려주기도 한다. 티립스(tirips)를 거꾸로 해보면 알 수 있다는 팁에서 아이들도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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