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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수한 이야기 - 두고두고 읽고 싶은 우리 옛이야기
박영만 지음, 이현미 그림, 권혁래 감수 / 사파리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초등학교 6학년 딸이 요즘 사회 시간에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서 배운다. 마침 근대사를 배우면서 항일운동을 했던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역사의 흐름과 함께 당시의 사람들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어떤 활동을 했는가를 가르쳐주면서 이 책 역시 아이에게 권해주었다. 나 역시 지난 번 고소한 이야기를 통해서 알게 된 박영만 선생님의 [두고두고 읽고 싶은 우리 옛이야기]의 가치에 대해서 새롭게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항일시대 때 우리 옛이야기가 변질되고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워 이야기 수집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 이유만으로도 대단한 열정으로 출간된 책임을 알 수 있다.
목차를 살피면 아이들에게 익숙한 이야기들이 여럿보인다. 봉익이 김선달, 놀부와 흥부, 개와 고양이 등등..지금 내용과 비슷하면서도 약간 다른 결말을 보면 은근 그림 형제 이야기가 생각난다. 옛부터 전해내려오는 이야기는 회자 되면서 다양한 형태로 변질되고 덧붙여지기도 하는데 그런 단편을 보게 되는 것 같다.
곶감 이야기에서 호랑이는 곶감이 무서워 도망치다가 쇠뿔에 눈을 찔려 죽게 된다는 결말까지 나온다. 아이들에게 익숙한 흥부 놀부 이야기에서는 놀부가 박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똥에 파묻혀 죽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봉익이 김선달에서는 색다른 이야기가 나왔다. 절의 스님이 아껴둔 떡을 봉익이 김선달이 낼름낼름 매번 먹자 스님이 떡 속에 똥을 가득 넣어 둔다. 이것을 먹은 봉익이 김선달은 일부러 날콩죽을 쑤어 먹고 배탈을 나게해서 스님 얼굴에 똥을 퍼부어댄다. 한편씩 읽다보면 지금과는 다른 결말이나 비슷한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옛이야기에 똥이 참 많이 등장한다는 사실을 넌즈시 느낀다. 과거에 똥은 더러운 대상이면서 동시에 농사를 짓기위해서 무척이나 귀한 것이었다. 그래서 똥을 통해 풍자와 해학을 동시에 드러내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잠자리에서 아이들에게 한편씩 읽어주어도 되는 짧은 이야기들이 많아서 할머니들의 무릎아래서 듣던 옛이야기처름 읽어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