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케이크와의 대화 - 아주 특별한 선물에 대한 상상 마르탱 파주 컬렉션 1
마르탱 파주 지음, 배형은 옮김 / 톡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일상에서 찾은 아주 특별한 대화법]

 

 

 

유명한 첼리스트인 장한나가 토크쇼에 나와서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연주회를 가느라 비행기를 타면 첼로 자리까지 꼭 한자리 더 좌석을 끊는다고 한다. 그럼 첼로하고 대화도 하냐는 사회자의 말에 당연하다고 한다. 자신의 분신처럼 느끼는 첼로와 대화도 하고 기분도 느낄 수 있다고 하였다.

 

장한나처럼 자신이 아끼는 분신같은 물건에 생명력을 부여하고 대화를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구지 특정한 대상이 아니더라도 외로움이 밀려드는 순간, 우린 그 무엇인가를 향해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을 때가 있다. 빈번하지는 않지만 순수하게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져 있는 순간이었기에 어느날 문득 그 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거리는 야릇한 감정도 느끼게 된다.

 

이 작품은 그런 미묘한 순간을 잡아낸 작품이다. 사람들의 일상에서 한번쯤은 있었음직한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작품속에 담아낸 작가의 상상력과 감수성이 놀라울 뿐이었다.

 

소방관이라는 특별한 직업을 가진 부모님은 늘 바쁘시기에 나는 혼자일 때가 많다. 생일 파티를 하다말고 현장으로 달려가야 하는 부모님 때문에 생일케이크와 함께 덩그라니 남겨진 나는 외로움이 나도 모르게 스믈스믈 밀려온다. 그 순간 누군가 내게 말을 걸지만 그게 누구일까? 세상에나! 나를 위해 차려진 생일케이크가 내게 말을 걸어오다니..

 

상상할 수도 없는 그 일이 벌어진 순간 나는 미심쩍으면서도 케이크와 대화를 시작한다. 도대체 맞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누군가와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상황 자체에 묘한 기쁨이 느껴지기도 한다. 내가 가장 외로울 때 가장 달콤한 맛으로 내 혀를 감싸고 내 안으로 들어온 초콜릿 케이크. 초콜릿 케이크와 나는 하나가 되면서 그 후론 외로움 대신 초콜릿 케이크와 대화를 할 수 있는 나.

 

작가의 섬세한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생일날 홀로 남겨진 나와 초콜릿 케이크와의 대화라는 설정도 그렇고 케이크를 먹음으로써 비참함 대신 일체가 되고 영원하다고 느끼는 생각.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 아이들도 사람들과 대화하기 힘들 때 자신만의 그 무엇과 대화하는 법을 배우게 될 것 같다. 예상하지 못한 것을 통해서 대화하는 법, 자신의 감정을 쏟아내는 법, 그리고 마음의 카타르시스를 찾는 방법까지 한번에 배운 것 같다. 아주 특별한 대화법을 배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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