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랏차차 도깨비죽 신나는 책읽기 24
신주선 지음, 윤보원 그림 / 창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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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전통과 한국적 판타지의 절묘한 조화]

 

 

도깨비라는 단어만으로도 아이들은 관심을 보인다. 그런데 난데없이 도깨비죽이란다. 많은 많은 음식 중에 왜 하필 죽일까? 죽이라고 하면 넉넉하지 못한 때에 많은 사람이 나눠먹으려고 끓인 음식이라는 느낌이 살짝 들면서 도깨비죽의 정체가 뭘까 라는 궁금증이 들었다.

 

외할머니 댁에서 잠을 자던 홍주가 한밤중에 잠깐 만난 세상은 너무도 신기하기만 하다. 낮에 보았던 할머니 부엌 대신 가마솥에 불을 지피는 오래된 부엌으로 바뀌고 그곳에서는 낯선 할머니가 열심히 죽을 끓이고 있다. 얼떨결에 조왕할미대신 죽을 젓던 홍주가 출출함에 죽 한 그릇을 먹게 되는데...

 

인간편에 선 집지키미도깨비로 나오는 젊은 터줏대감과 놀랄 때마다 아이에서 할머니까지 변신을 거듭하는 조왕할미, 자연도깨비의 대표로 나오는 산도깨비, 들도깨비, 강도깨비. 이들은 해마다 조왕할미가 끓인 죽 한 그릇씩 먹고 도깨비 씨름을 벌인다. 씨름에서 자연의 도깨비들이 이기면 사람들 집에 쳐진 금줄을 걷고 마음껏 활개를 치고 집지키미 도깨비가 이기면 풍년과 편한 생활을 보장받게 되는 것이다. 홍주 때문에 죽을 먹지 못한 터줏대감은 기운을 쓰지 못하지만 대신 홍주가 이 씨름판에 끼고 만다. 옥신각신 쫓고 쫓기던 끝에 홍주와 집지키미 도깨비들이 이기지만  더 중요한 것을 얻는 듯하다. 깨진 호박으로 죽을 끓여 모두 나누어 먹으면서 자연도깨비도 집도깨비도 모두 누구를 억누르려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터전에서 잘 살기를 바랄 뿐이라는 것을 말이다.

 

초등2학년 아들이 너무도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홍주와 집도깨비들이 몸을 숨기기 위해 간장독, 된장독에 들어가지만 조왕할미의 손놀림 하나면 짠맛도 달큰한 맛으로 변하는 장면이라던가 호박 속에서 거울을 보듯 도깨비들의 행동을 볼 수 있는 장면 등 신기하고 재미있게 읽은 장면이 많았다.

 

도깨비죽 한그릇 때문에 도깨비 씨름은 제대로 못하게 되었지만 덕분에 인간과 자연의 조화, 갈등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게 된 듯하다. 조왕할미나 터줏대감, 금줄 등 우리 전통과 연관된 것도 많이 만나고 우리만의 독특한 판타지를 경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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