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틸라와 별난 친구들
니콜라 멕올리페 글, 로스 콜린스 그림, 임정은 옮김 / 현암사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마치 브레멘 음악대를 보는 듯한 느낌]

 

 

어렸을 때 브레멘 음악대를 너무 좋아했었다. 모여든 동물 친구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생활에서 불행을 안고 있었고 이들은 자신의 꿈을 찾아서 함께 브레멘으로 향한다. 물론 어려서 그림책으로 보았지만 당시에도 이들이 함께 여행하면서 느꼈을 행복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던 기억이 난다.

 

난 아틸라와 별난 친구들을 읽으면서 어렸을 때 읽었던 브레멘 음악대의 그 느낌을 간간히 맛보았다. 별난 친구들이란 타이틀이 어울릴 만큼 정말 별난 친구들이 한데 모였다. 남극에 사는 펭귄임에도 너무 추위를 잘 타는 아틸라, 물고기를 먹는 대신 채식을 택한 콘도ㄹ인 룰라객스, 게다가 독수리와는 영 거리가 멀지만 자신을 독수리라고 생각하는 고슴도치 이글. 이 별난 친구들이 한데 모여서 갈라파고스를 향하는 모습이 브레멘 음악대의 그것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브레멘 음악대에서 동물들의 수난이 경이한데 비해서 이 작품에서는 다른 이들과 다르기에 소심해지고 아파하는 마음이 좀더 섬세하게 표현되었다고나 할까?

 

빈 집에서 도둑을 만나서 한바탕 소동을 벌인 후에 도둑을 몰아낸 브레멘음악대와는 달리 이 작품 속에서는 좀더 현실적인 다양한 유형의 인간을 만나게 된다. 인간의 위협으로부터 도망가거나 혹은 상처입는 동물과 자연을 만날 때면 늘 마음 한구석에 무거운 돌 하나가 얹혀지는 느낌이다. 먹이사슬의 최고봉에서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자연을 파괴하고 동물을 함부러 대하는 태도는 우리가 늘 경계해야 하는 또 하나의 자아이도 하다.

 

험란한 여정을 겪고 이들이 도착한 갈라파고스는 이들에게는 천상이다. 가장 큰 이유는 남과 다른 나를 이상하게 보아주는 이가 없기 때문이다. 추위를 견뎌야 하는 펭귄임에도 추위를 이기지 못하는 아틸라를 받아들이지 못했던 부모님과 친구들, 독수리처럼 날기를 원하는 고슴도치 이글이나 채식을 하는 콘도르를 비웃는 이웃은 어디에도 없다. 이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자연과 이웃이 있기에 이 곳은 아틸라와 별난 친구들에게는 천상이 되는 것이다.

 

브레멘 음악대를 떠올리면서 읽기 시작한 작품이지만 곳곳에 숨어있는 코드는 숨은 감성을 좀더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남과 다르다는 혹은 조금 못하다는 이유로 아이의 마음에 생체기를 내지는 않았는지, 친구들과 다른 자신의 모습때문에 아이가 고민하고 괴로워하지는 않는지 뒤돌아보게 된다. 특히나 우리 아이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이 집은 과연 그들에게 평안한 갈라파고스가 되고 있는지...

 

사실 많은 기대를 하지 않고 읽은 책이었으나 재미와 고민을 함께 만드는 마음에 드는 책이었다. 한창 예민해지고 나름대로 고민을 시작한 딸아이와 함께 읽으면 대화의 연골고리를 많이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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