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걸어가요
이선주 글.그림 / 푸른책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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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인 나보다 아이가 더 빨리 받아들였네] 

 

구름 위에서 턱을 괴고 행복한 얼굴을 하고 있는 한 소녀가 보인다. 아마도 책을 보고 있던 중인듯한데 이 소녀를 따라 책 속으로 여행해 볼까나? 

방학동안 책을 100권 읽겠다고 계획을 세운 초등1학년 둘째는 그림책이든 동화책이든 뭐든지 다 읽겠다고 난리다. 오늘 방학식을 하고 아이에게 이 책을 내밀면서 먼저 읽어보라고 했다. 글자야 몇 안되니까 순식간에 다 읽어낸다. 읽고 난 아이에게 책이 재미있었냐고 넌즈시 물어보았다. 사실 엄마인 내가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는 그림이 너무 멋지지만 내용이 선듯 다가오지 않았었다. 과연 어린 아이가 직접 이 책을 읽고 갖게 되는 첫느낌은 어떤 것일지 궁금했다. 

 재미있었다는 아이의 말에 무엇이 재미있었냐고 물으니 뒤적뒤적 책을 뒤적이면서 그 재미있는 부분들을 내게 짚어준다. 시냇물을 건널 때는 커다란 종이 비행기가 숨어있고, 누군가 폭풍을 만났을 때는 온갖 짐승들이 숲속에 숨어있다고 했다. 그리고 누군가 휘파람을 불 때는 노란 꽃마을 요정이 숨어있단다. 가만 그림을 살피니 그림 속에 숨은 그림처럼 참 많은 것이 꼭꼭 숨겨져 있었다.  

 어른의 눈에는 그림보다 글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에 집중했다면 아이에게는 보여지는 그 자체를 어른들보다 훨씬 순수하게 받아들이는가 보다. 아이는 글이 내게 무엇을 주는가 보다 글을 읽으면서 그림이 주는 느낌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세심하게 곳곳을 살펴보았기에 숨은 그림도 쉽게 찾아내는가 보다. 

그러면 도대체 누가 걸어가느냐고 하니 여자 아이가 걸어간단다. 앞에 나온 세 명의 아이는 친구냐고 물으니 처음에는 친구라고 하다가 나중에 이 여자 아이의 어릴 적 모습이란다. 가만 보니 그것 또한 말이 되는 것 같다.  

누군가 걸어가는 이 모습을 통해서 어렴풋이 아이가 자라는 모습 ,그리고 여라가지 세상과 만나는 모습을 엿보기도 하고 혹은 책 속의 세상을 만나는 과정을 엿보는 듯도 하다. 책을 읽으면서 이런저런 의미를 부여하려는 어른보다 순수하게 느낌 자체로 책을 받아들이는 아이를 보니 역시 아이들에게서 배우는게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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