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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도, 조선을 그리다 ㅣ 푸른도서관 31
박지숙 지음 / 푸른책들 / 2009년 6월
평점 :
[그림 너머에 있는 인간 김홍도의 삶]
요즘에는 김홍도 하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인물이 있으니 바로 신윤복이다. 소설이 대박을 치고 그 소설이 공중파방송에서 드라마로 제작된 이후, 아이들이나 어른들 모두 김홍도와 신윤복을 셋트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솔직히 작가의 상상력이 미처 생각해내지 못한 부분을 생각하게 하는 신선함에는 감탄하지만 자칫 진실이 아닌 것을 진실처럼 받아들이는 대중의 심리에는 경각심이 생긱는게 사실이다.
2003년 제 1회 푸른문학상을 수상한 [김홍도, 무동을 그리다]라는 중편작품이 5년의 세월을 거쳐 작품집으로 탄생했다고 한다. 사실 제목을 보고는 요즘 나오는 일련의 김홍도에 대한 소설과는 다름을 기대했다. 조선을 그리는 화가 ,김홍도라...작가는 과연 김홍도의 그림에서 어떤 점을 발견한 것일까?
이 작품은 김홍도가 그린 작품에 영향을 주었을 만한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배경, 그리고 작가의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일어났음직한 일이 주된 내용이 된다. 중인 신분이었던 김홍도가 양반도 천민도 아닌 중간자적 입장에서 만났음직한 서당의 친구들. 그리고 양반에서 몰락해서 천민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춤을 추어야 하는 소년 ...이 작품에서 만날 수 있는 인물들이고 상황들이다.
사실 책을 읽기 전에는 보통 작품처럼 김홍도의 그림에 얽힌 이야기나 해설등이 주가 되지 않을까 했는데 이와는 달리 인간 김홍도가 겪었음직한 사건들이 작품에 어떤 식으로 녹아내렸는가가 기술되어 신선했다. 조각조각 작품에 얽힌 그의 삶을 엿보면서 화가 보다는 인간 김홍도에 집중하게 된다. 마지막...자식의 월사금을 위해 초라하고 지친 노인으로 그림을 그리는 그의 말년의 모습은 자식에 대한 사랑과 함께 인생무상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의 작품을 보면서 신윤복의 그림과의 비교나 그림체 낱낱을 살피며 화가 김홍도를 알아가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림 저 너머에 숨어있는 인간 김홍도를 느끼는 것도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