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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쳐, 아자드! ㅣ 미래그림책 96
에리카 팔 글.그림, 해밀뜰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어린 아이를 기수로 쓰는 낙타 경주 들어봤니?]
세상에서 정말 일어나서는 안될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일어난다는 것도 화가 나지만 지구의 한편에서는 행복한 나날을 또 한편에서는 죽음직전의 고통스러운 상황이 공존하는데 이 아픔을 모른다는 사실이 더 화가 난다. 사실 얼마 전에 어린 아이들을 낙타 기수로 쓰는 책을 읽고 그 충격이 한참을 갔다. 이 작품은 나와 같은 또래의 아이가 낙타기수로 원치 않은 생활을 하는 상황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자 그림책으로 제작된 것 같다.
중동지역에서는 낙타경주?를 많이 한다고 한다. 말이야 말을 잘 모는 기수가 탄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낙타경주에서는 주로 어린 아이들을 기수로 사용한다고 한다. 그 이유인 즉, 몸무게가 가벼울 수록 낙타가 빨리 달리고 그래야 경기에서 이길 수 있기 때문이란다. 평소 아이들에게 먹을 것도 잘 주지 않는 것도, 경기를 하기 전에는 물 한모금도 마시지 못하게 하는 것도 몸을 가볍게 하기위해서라는 사실까지 알면 경악을 금치 못하게 된다.
이 아이들이 어디에서부터 왔는지 그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 작품에서는 그러한 사실이 자세하게 기술되지는 않았지만 대부분 돈을 벌게 해준다는 거짓말로 부모에게서 어린 아이를 데리고 오거나 혹은 납치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너무도 어린 나이에 먼 곳으로 끌려왔기에 아이들은 집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고 가족은 기억 속에서 점점 잊혀진다고 한다. 그래서 어린아이를 낙타 기수로 쓸 수 없도록 했을 때 어떤 아이들은 갈 집이 없어서 방황하기도 한다니...
책을 읽는 아이들 대부분은 부모 곁에서 편안한 생활을 하고 있다. 고민이라면 대부분 공부나 친구 정도의 아이다운 고민을 가졌을 터, 그러나 내 또래의 혹은 나보다 어린 아이가 생사를 오가면서 낙타 기수 노릇을 한다는 것을 알면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면서 내 안에만 갇혀 있던 세상을 깨고 좀더 넓은 세상을 바라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나와 다른 삶을 사는 아이들의 고통도 볼 줄 알아야 나눌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사람은 누구나 존중받을 권리를 가지고 있고 그것을 소중히 여겨야 함도 함께 배울 수 있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