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네 정원
사라 해리슨 글, 마이크 윌크스 그림, 이상희 옮김 / 은나팔(현암사)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모험과 환상이 가득한 정원의 모습에 감탄] 

 

아이들에게는 어른들이 찾지 못하는 것, 엄밀히 말하면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는 것을 찾아내는 묘한 힘이 존재한다. 그 힘은 내가 어렸을 때도 있었겠지만 어른이 된 지금은 그 힘을 잃었는지 내 아이가 찾는 것만큼 그리 선명하고 생생하게 내게는 나타나지 않는다. 이 책을 보면서도 어른들은 힘들지만 아이들은 찾아낼 수 있는 환상적인 세계의 신비로움이 감탄을 하게 된다. 

도시의 정원이라고 하기에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 할머니의 정원에는 밀림의 동물들이 가득하다. 그림책의 첫페이지에도 정원을 가득 메운 동물들과 함께 빙그레 웃음짓고 있는 소년이 보인다. 아마도 성인이 된 지금 어린 시절 할머니에서 보았던 그 모습을 다시금 추억하고 있는 듯한 느낌으로 시작된다. 밀림 같은 할머니의 정원은 더 깊숙한 곳으로 가면 어린 시절 둘도 없는 친구들을 만나게 해 준 공간. 그 공간으로 독자들을 묘하게 이끄는 느낌의 섬세한 그림이 인상적이다. 

나무가 우거진 곳을 막상 들어가보면 어둑어둑 하고 축축해서 가끔은 무서운 느낌도 든다. 그런 느낌대신 이 책에서는 숨겨진 환상의 세계를 보여주기를 택했다. 감춰지고 잘 드러나지 않은 공간일수록 묘한 긴장감을 갖고 상상한 것을 더 잘 보여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소년은 그곳에서 미끈한 나무를 올려다 보다 이제는 멸종해버린 브론토사우르스도 보고, 티라노사우르스까지 만나게 된다.  소년은 이런 놀라운 만남을 당장 할머니에게 달려가서 이야기한다. 종알종알~ 그런 손자를 보고 엉뚱한 녀석이라고 나무라기는 커녕 할머니가 인자하게 이야기를 다 들어주고 소년의 마음에 걸맞게 대답해주는 장면 역시 마음에 한가득 남는 것 같다.

한 페이지는 애니메이션의 필름 한 장을 보여주듯 형형색색의 섬세한 그림이 가득하고 다음 한 장은 순백의 페이지에 글과 그림이 교차되는 것이 삽화가 마음에 든다. 번갈아 보기 때문인지 그림과 글에 더 집중하는 느낌도 드는 것 같다. 어른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순수한 상상의 세계를 엿보는 것은 물론 이런 손자의 마음까지 헤아려주는 할머니의 인자함 역시 책을 보는 어른들에게는 마음 깊이 남겨지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내 아이도 어느 순간 이런 놀라운 이야기를 한다면 그때 난 어찌 반응해야 할지 더 분명하게 배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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