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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수배 글 읽는 늑대 ㅣ 미래그림책 94
엘리자베트 뒤발 지음, 이주희 옮김, 에릭 엘리오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어른들의 단정과 차별된 교육은 이제 그만]
이번에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과 이 책을 읽으면서 괜시리 눈물이 났다. 학교에 들어가면 아이들과 만나는 선생님이 1년동안 아이들의 학교 엄마가 되는 거나 마찬가지이다. 어떤 선생님을 만나느냐에 따라서 아이들 1년 생활이 좌지우지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어떤 친구를 만날까 어떤 선생님을 만날까? 학교에서는 어떤 걸 배울까? 잔뜩 꿈에 부풀었던 우리 아들은 양 학교에 들어간 늑대?와 비슷하다고나 할까?
양들만 다닐 수 있는 학교에 들어가게 된 늑대. 아니 엄밀히 말하면 늑대는 입학허가가 나지 않지만 너무도 글을 배우고 싶었던 늑대는 양 분장을 하고 입학을 하게 된다. 배우는 것 자체에만 너무도 큰 기쁨을 느꼈던 늑대에게 시련의 순간이 다가오는데 바로 의사선생님의 검진 때문이다. 영락없이 늑대임이 탈로날 판이었다. 처음부터 의사선생님을 낼름 잡아먹을 생각은 없었지만 늑대라는 이유만으로 배움의 권리를 빼앗으려는 어른들때문에 늑대는 화가 나고야 말았나 보다. 낼름 의사선생님을 잡아 먹고 글 한장을 남기고 학교를 떠나는 늑대는 아직도 배움에 대한 그리움이 많이 남아있으리라~
책을 읽으면서 아이는 늑대가 변장을 하고 공부를 한게 너무 대견하다고 한다. 그렇지만 결국 학교에서 쫓겨난 거나 마찬가지라서 불쌍하다고도 한다. 아이들은 눈에 보이는 진실을 말하는 거울이다. 아이들 눈에 늑대에게 잡아먹힌 의사 양보다도 학교에 다닐 수 없는 늑대가 훨씬 불쌍해 보이는 건, 눈에 보이지 않는 속단이나 차별을 받는 늑대의 아픔을 느꼈기 때문은 아닐까?
때로는 어른들의 잣대로 아이들의 평가하고 단정짓는 어른들을 보면 이 양학교의 선생님들하고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초등학교에 들어간 아이들에게 따스한 가르침대신 단속하듯 벌주듯 자신의 틀에 맞추려고 억압된 행동을 하고,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는 아이들을 차별하는 선생님들이 이 책을 봤으면 좋겠다. 한참 초롱초롱한 눈으로 배움터에 대한 기대로 가득한 아이들에게 어떤 가르침을 줘야 할지 반성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