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연극을 위해 살았던 빠알간 피터] 짜리몽땅한 키에 다른 사람들이 갖지 못한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지닌 배우로 기억되는 추송웅. 어린 시절 그의 몰입하는 연기에 동화되지 못하고 조금은 어색한 느낌으로 그분의 연극을 봤던 기억이 난다. 텔레비전 속에서 간혹 보기도 했지만 내 기억 속에 추송웅이라는 이름 석자가 박히게 된 것은 지저스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서 유다역을 맡아서 열연하는 그를 본 다음이다. '저 사람, 정말 신들린 듯이 연기를 한다...' 주위의 다른 배우들이 그를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자신의 색깔을 가지고 연기에 임하는 그는 분명 말과 몸짓으로 이야기하는 배우임에는 틀림 없었던 것 같다. 나무숲에서 나오는 예술가 시리즈는 소장할 만한 가치가 있는 시리즈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주로 보아오던 것은 미술가 시리즈였다. 추송웅이라는 인물이 예술가 시리즈에 수록될 수 있을 만한 인물인가는 그의 숨겨진 삶의 기록을 보면서 수긍을 하게 된다. 연극 하나만을 위해서 살았던 지독히도 가난했던 예술가. 연극을 위해 서울로 상경하고 중앙대 연극과에 입학하면서 그의 본격적인 연극인생이 시작된다. 처음에는 사람들에게 희극을 주는 희극배우로 역할을 도맡다가 나중에는 비극 연기에도 도전을 한다 .무엇보다 최초의 모노드라마라고 할 수 있는 빠알간 피터의 고백에 대한 소개는 무척 인상적이었다. 당시 연극에 대해서는 기억이 없지만 책을 통해서 그의 분장이라 관객들의 대단한 성원, 극장을 가득 매우고도 넘치는 사람들과 장기 공연등..지금은 볼 수 없지만 기회가 되면 그의 남겨진 자료 필름이라도 보고 싶다. 돈보다는 연극 자체만을 바라보고 살던 그였기에 부인으로부터 가족의 최저 생계를 위한 생활비가 얼마인가를 물어보고 이 돈만큼만 받게 해달라면서 계약을 하던 그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지금은 억억 소리가 나는 귀족 대접을 받는 일류 배우의 게런티에 비하면 정말 소박한 게런티가 아닌가. 작품을 위해서라면 그는 노게런티도 마다않고 달렸을 사람이다. 연극을 그만두기에는 너무도 이른 나이에 떠난 사람. 마흔을 넘어 연극속에 더 진한 인생의 맛을 담기에 좋았을 무렵에 세상을 떠난 그였기에 너무도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들의 광대 송웅 씨 안녕!'이라는 연극배우 박정자 님의 글에서도 남겨진 사람들이 그에 대한 그림움이 물씬 느껴진다. 나 역시 그의 불꽃같은 연기를 꼭 한번 보고 싶은 남겨진 사람 중의 하나이기에 추송웅씨의 삶을 다룬 이 책이 소중하게 느껴진다.